세계적인 부자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피하진 못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는 7일(현지시간) 자산 10억 달러(1조2200억원) 이상의 세계 부호들을 집계한 '2020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포브스가 지난달 18일 기준 주식 가격 등 자산 가치를 평가한 결과 전 세계 억만장자 수는 올해 2095명으로 작년보다 58명 줄었다. 이들 억만장자가 보유한 전체 자산은 약 8조달러로 작년보다 7000억 달러 감소했다.
특히 자산이 줄어든 억만장자 수는 1062명으로, 포브스 조사 이래 최다였다. 포브스는 "변동성이 심한 금융시장과 코로나19의 여파"라고 설명했다.
나라별로 보면 억만장자 수는 미국이 614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홍콩·마카오 포함)이 45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세계 최고 부호 자리는 3년 연속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차지했다. 베이조스의 자산은 지난해 1310억 달러였으나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로 올해 1130억 달러로 줄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980억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760억 달러)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675억 달러·4위)을 누르고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590억 달러),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그룹 회장(551억 달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547억 달러)가 각각 5∼7위를 기록했다.
8∼10위는 월마트의 월턴 가문 출신인 짐 월턴(546억 달러), 앨리스 월턴(544억 달러), 롭 월턴(541억 달러)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올해 명단에 든 한국의 억만장자 수는 28명으로 지난해 40명보다 크게 감소했다.
한국인 억만장자 중 1위인 삼성 이건희 회장은 자산이 141억 달러(17조2000억원)로 올해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서는 75위를 차지했다. 작년 65위보다 10계단 하락한 수준이다.
이어 김정주 NXC 대표(63억 달러)가 241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61억 달러)이 253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억 달러)이 330위였다.
고(故)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31억 달러·648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30억 달러·680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의장(29억 달러·712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28억 달러·743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25억 달러·836위) 등도 100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 중에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2억 달러)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11억 달러)이 각각 1730위와 1851위를 차지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715위에서 1001위로 하락했다.
지난달 초에만 해도 자산이 31억달러에 달했지만 코로나19로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호텔, 리조트 시설 이용이 급감하고 일부 시설이 폐쇄되면서 21억달러로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물론 코로나19의 수혜자도 있다.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앱) 줌(Zoom)의 에릭 위안 CEO와 그 일가는 자산이 55억 달러로 늘면서 이 명단에 293위로 올해 처음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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