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CEO.(사진=월스트리트저널)
손정의 소프트뱅크 CEO /사진=월스트리트저널

 

[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원웹의 파산 신청, 위워크 재투자 철회 등 최근 비전펀드의 투자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일부 전술적 후퇴는 있을지언정, 중장기적 가치 투자라는 비전펀드의 기본 전략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경제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프트뱅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변의 견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과거를 되돌아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 속 ... "투자금 운용에 신중할 것"

그는 위워크와 관련해서는 "공유경제 비즈니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창업가에 대한 지나친 신뢰도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관리와 사업 계획 추진을 통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울러 중국의 바이트댄스, 한국의 쿠팡 등 투자 과잉으로 지적받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체기로 평가받던 전자상거래 시장이 코로나19 위기 확산으로 빠르게 사업 규모가 확장되는 등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그는 비전펀드를 통한 추가 투자에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의 자사주 매입과 41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 상환 계획 실행, 일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비전펀드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주도하에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비롯해 애플, 퀄컴 등과 함께 만든 다국적 펀드로 세계 최대의 벤처 투자 펀드로 통한다.

비전펀드 1호와 2호로 나뉘며 각각 1000억달러(약 120조원) 이상 규모를 가지고 있다.

손 회장은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전펀드 투자 기업 88곳 중 15곳 정도는 파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추가로 15개 정도 더 파산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투자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전펀드 주요 투자처와 비중 /자료=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중장기 투자 전략 변치 않아 ... "지켜봐라"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실적은 밝지 않지만, 비전펀드의 구성은 여전히 안정적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 IT 시장에 따라 ARM의 실적은 계속 상승하고 있고 스프린트 또한 T모바일과의 합병을 통해 미국 3대 이동통신사로 우뚝 섰다.

 

손 회장은 실적 평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림자를 보라. 똑같은 키를 가진 사람일지라도 그림자의 길이는 시간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며 "사람들은 그림자를 보고 반가워하거나 두려워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산 등 단기 이슈만으로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001년 닷컴 거품 붕괴 당시 파산 위기에서 벗어났던 손 회장이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전 세계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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