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민병권 기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자동차 회사들도 수요 위축과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제조 및 연구개발 능력을 활용해 마스크, 인공호흡기 등 의료 물자 생산 증대를 돕고 나선 회사들이 있다. 여러 국가에서 ‘전시상황’이라는 표현이 와닿을 만큼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의료 제품과 관련 없던 기업들조차도 코로나19에 맞설 ‘무기’ 공급에 팔을 걷어붙인 것.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의 마스크 생산 시설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의 마스크 생산 시설

중국 배터리 및 전기차 제조사 BYD는 지난 3월 중순 ‘세계 최대 규모 마스크 생산 공장’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2월 초부터 가동을 시작한 중국 선전의 BYD 마스크 공장이 3월 들어 하루 마스크 500만개, 세정제 30만병을 생산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회사는 1월 말 3000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일주일 만에 마스크 생산 장비 연구 개발 및 제조를 끝냈으며, 매일 5~10대의 마스크 생산 기계를 새로 제작해 마스크 생산 능력을 하루에 30만~50만대씩 증가시켰다. 마스크 500만개는 2월 초 중국 전체 생산 능력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또 FCA그룹(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은 자동차 제조 시설과 공급망, 엔지니어링 능력을 동원해 한달에 100만개 이상의 안면 보호 마스크를 자체 생산하는 한편 의료장비와 개인용보호구 제조 회사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FCA는 지난주 첫 공장에 마스크 생산 설비를 도입했고 초기 물량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공급하기로 했다. 추후 다른 공장들도 마스크를 생산해 세계 전역의 긴급출동 요원과 의료진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FCA는 이탈리아 인공호흡기 제조사를 돕기 위해 엔지니어링 및 물류 팀을 투입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장비와 개인보호구를 생산하는 다른 업체들과도 협력하기로 했다.

GM과 벤텍이 생산하는 인공호흡기
GM과 벤텍이 생산하는 인공호흡기

GM은 다음주 중 미시건 워런 공장에서 생산한 마스크 첫 물량 2만개를 공급할 예정이다. 최대 생산능력에 도달할 경우 한달에 150만개를 생산하게 된다. GM은 인디애나 코코모 공장에서 벤텍 라이프 시스템의 인공호흡기(VOCSN)도 생산한다. 이를 위해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협력해 코코모에 1000명의 근로자를 배치했다. GM과 벤텍은 연방정부의 요구에 따라 VOCSN 생산능력을 월 1만개 이상으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포드자동차도 3M, GE 헬스케어, UAW와 협력해 긴급 의료 장비 생산을 신속히 확대하는데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제조 및 엔지니어링 전문 지식을 제공해 필요한 의료 제품이 빠르게 생산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선 포드는 3M의 전동식 공기정화 호흡기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3M과 협력 중이다. 두 회사의 자원을 활용해 설계한 새로운 호흡기를 포드 공장에서 제작하는 한편, 생산 속도를 늘릴 방안을 검토 중이다. GE 헬스케어와는 기존 인공 호흡기를 단순화한 제품을 생산해 전례 없는 수요를 충족시키기로 했다. 또한 UAW와 협력해 매주 10만개 이상의 안면 보호대를 생산하고, 미시건의 첨단 제조 센터와 3D 프린터를 활용해 개인보호구 부품을 생산한다.

슈퍼카 회사 람보르기니의 마스크 생산
슈퍼카 회사 람보르기니의 마스크 생산

이탈리아 슈퍼 스포츠카 브랜드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는 의료진을 위한 마스크와 플렉시글라스(아크릴) 보호장구를 제작해 산타가타 볼로냐 공장 인근에 위치한 병원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장을 개조, 하루 마스크 1000개, 보호장구 200개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스크는 슈퍼카의 실내 및 개별 주문 사양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 직원들이 제작하고, 플렉시글라스 보호장구는 탄소섬유 생산공장 연구개발 담당 부서의 3D 프린터로 만들어진다.

벤츠도 그동안 시제품 제작 및 소량 생산 자동차에 사용하던 3D 프린터를 이용해 의료 장비 생산을 돕고 나섰다. 현재 연간 15만개의 플라스틱 및 금속 부품 생산능력을 가진 3D 프린팅 머신들을 모두 긴급 제작이 필요한 의료 장비 부품 생산에 지원하기로 했다.

스페인 자동차회사이자 폭스바겐그룹 산하에 있는 세아트는 마트로렐 공장의 레온(폭스바겐 골프의 형제차) 조립 라인을 개조하고 150명의 근로자를 투입해 인공호흡기를 생산한다. 자선단체와 협력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새로 개발한 인공호흡기는 13종의 시제품 가운데 선정됐으며, 자동차의 유리 와이퍼 모터와 기어박스 샤프트, 프린트 제작한 기어 등 80개 이상의 전자 및 기계 부품으로 구성됐다.

스페인 자동차회사 세아트의 인공호흡기
스페인 자동차회사 세아트의 인공호흡기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