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셔틀, 마카롱택시, 킥고잉 등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코로나19의 등장으로 언텍트(untact) 기술과 서비스가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공유경제가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도 경제가 어려웠던 세계 경제 위기 때입니다.

저성장과 구매력 저하로 소비자들은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보다 저렴한 대안 소비에 눈을 돌렸고 협력적 소비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당시 확산되기 시작한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 소셜 네트워크가 상호 결합한 플랫폼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수요자와 공급자의 시간적, 공간적 거리를 단축된 것도 공유경제의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했죠.

우버를 필두로 공유가 가능한 모든 아이템을 ‘우버화(uberfication)’ 한다는 목표를 내건 기업들이 설립되기 시작하면서 공유경제 거품 논란도 일었습니다. 수요와 공급 시장의 범위도 특정 로컬 마켓에서 글로벌 마켓으로 확대되고, 오프라인 인터넷 기반 마이크로 사업가와 스타트업 기업들로 그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점차 공유경제 활동이 조직화되었습니다.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 이제는 분야별로 글로벌 혹은 로컬 시장지배자들이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등장한 ‘디지털 경제'의 대한 정의도 불분명한 마당에 ‘공유경제'란 말의 정의 역시 명확하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이동 서비스가 공유경제냐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유경제는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과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에 의해 본격화 됐습니다. 2000년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인 ‘The Ages of Access’에서 인터넷 사용이 확대되고 물리적 공간이었던 지구가 실시간 정보공유와 연결이 가능한 가상공간으로 변화하면서 시장은 네트워크에 자리를 내주고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며 교환가치는 공유가치로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죠.

재화의 판매보다는 판매 후 사용료와 관련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며, 재화의 직접 구매를 통한 소유보다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구매하는 구조로 경제 환경이 변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재화가 전달하는 가치를 소유라는 독점을 벗어나 공유하지만, 실제 가치는 줄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라고 공유경제를 설명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이 인터넷이 만드는 경제사회 변화를 중심으로 공유경제를 설명했다면, 로렌스 레식은 경제시스템 관점에서 봤습니다.  로렌스 레식은 2008년 발간한 『Remix : Making Art and Commerce Thrive in the Hybrid Economy’ 에서 경제시스템을 상업경제(Commercial Economy)와 공유경제, 두 개 시스템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경제(Hybrid Economy)로 구분했습니다.

소유경제라고 할 수 있는 상업경제는 공유경제와 상반되는 의미로 ‘가격이 일상적 교환의 핵심인 경제’입니다. 시장가치인 가격은 단일 척도로 접근이 가능하고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가격은 자원 배분을 위한 정보의 주요 원천이자 인센티브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공유경제는 교환의 가치를 가격만으로 통제하고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사회 관계적 요소들에 의해 접근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가격보다는 사회적 관계들이 자원 배분과 인센티브의 기준이라는 차이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레이첼 보츠만(Rachel Botsman)과 루 로저스(Roo Rogers)도 2010년 발간한 ‘What’s Mine is Yours: The Rise of Collaborative Consumption’에서 본질에 충실한 공유경제 개념을 제시했죠. 저자들은 특정 자원을 가진 사람들과 해당 자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하는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를 공유경제 작동원리, 핵심가치, 철학으로 소개하고,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재화에 대한 접근권 혹은 사용권을 타인과 공유, 교환, 대여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경제시스템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6년 7월 한국은행이 경제통계국에 국민계정연구반을 설치했고, 2017년 5월 한국은행이 디지털 공유경제 연구 및 GDP 반영을 위한 정의를 포함한 자료를 제시했습니다. OECD 디지털경제 측정 자문그룹(Advisory Group on Measuring GDP in a Digitalised Economy)을 중심으로 국가별 공유경제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었습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OECD는 디지털 경제의 범위를 생산자, 생산물, 거래형태, 이용자, 조력자(enabler)로 분류했습니다. 조력자는 디지털경제 거래를 지원하는 기반시설을 뜻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IT상품과 서비스가 해당됩니다. 거래형태는 디지털 주문(digital order), 디지털 배송(digital delivery), 플랫폼 중개가 고려되는데 플랫폼은 다시 거주자와 비거주자로 구분합니다.

 

[ 디지털경제의 범위(dimensions) ]

(이미지 출처) 한국은행, 디지털 공유경제의 GDP 측정 관련 최근 국제적 논의 현황, Quarterly National Accounts Review,  2017. [ 디지털경제의 범위(dimensions) ]
(출처) 한국은행, 디지털 공유경제의 GDP 측정 관련 최근 국제적 논의 현황, Quarterly National Accounts Review, 2017.

 

이를 근거로 한국은행은 디지털 공유경제를 ‘가계 또는 기업이 소유한 유휴 자원(주택, 승용차 등)을 온라인 중개서비스를 통해 다른 경제주체와 무상 또는 유상으로 공유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관련된 범위는 다음과 같이 일반 디지털 경제와 전통적 공유경제의 교집합을 디지털· 공유경제로 정의했고, 공유경제의 범위는 디지털 공유경제+전통적 공유경제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GDP 측정과 관련하여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 공유경제의 범위 ]

( 출처) GDP 통계의 디지털 및 공유경제 반영 현황 및 향후 개선 계획,한국은행, 2017. 5. 29.
(이미지 출처) GDP 통계의 디지털 및 공유경제 반영 현황 및 향후 개선 계획,한국은행, 2017. 5. 29.

 

2019년 한국은행은 위의 기준에 근거해 처음으로 2018년 국내 디지털·공유경제 규모를 발표했습니다. 전체규모는 1,978억원으로 2015년 204억원에서 약 10배 정도 증가했으며, 숙박공유 비중이 90%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주택 단기임대 서비스, 카풀 등 개인 간 승차공유, 외국어 통·번역 재능공유 등은 포함되지만, 타다 등 B2C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0.001%에서 2016년 0.004%, 2017년 0.008%, 2018년 0.011%로 상승했습니다만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공유경제 정의는 2019년 1월 7일 정부가 발표한 공유경제 활성화방안(서비스산업 혁신Ⅱ)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부의 공식적인 공유경제 정의가 포함된 첫 문서로 ‘플랫폼 등을 활용하여 자산・서비스를 타인과 공유하여 사용함으로써 효율성을 제고하는 경제 모델(개인, 기업, 공공기관 등이 유휴자원을 일시적으로 공유하는 활동 등)’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한국은행과 정부의 공유경제 정의에 포함된 키워드는 P2P 입니다. 한국은행 정의에도 등장하지만 우버와 같은 TNC(Transportation Network Company) 서비스는 공유경제 서비스로 분류되지만, 쏘카의 차량을 빌려 운영하는 타다 비즈니스 모델은 공유경제는 아닙니다. 우버X가 국내에선 불법인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공유경제는 인류 역사와 함께 진화되어 왔으며, 그만큼 의미는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타다나 새롭게 등장할 이동서비스들도 공유경제이냐 아니냐에 대한 공방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 공유경제에 대해 공식적인 논의가 그 동안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공유경제 관련 첫 문서는 위에서 언급한 공유경제 활성화방안(서비스산업 혁신Ⅱ)으로 2019년 1월에서야 발표되었습니다. 이동서비스의 공유경제 여부에 대한 논란과 함께 노동자 권리와 안전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소비자가 얻는 가치와 사용자 경험에 대한 논의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공유경제와 관한 보다 성숙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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