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의 ‘방송·통신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각 추진을 검토한다. 존속회사인 현대퓨처넷은 상장법인으로 남고, 기존 사명을 사용하게 된 신설 자회사 현대에이치씨엔은 비상장법인이 된다. 물적 분할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케이블TV(SO) 사업을 매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매각 추진 시 4월 중 경쟁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30일 현대백화점그룹은 공시를 통해 현대HCN의 방송·통신 사업 부문을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에이치씨엔(신설법인)’으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현대퓨처넷이 분할 신설회사인 현에이치씨엔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분할기일은 11월 1일이다.
 
물적 분할과 동시에 현대퓨처넷의 100% 자회사인 현대미디어와 신설 자회사인 현대에이치씨엔의 지분 매각 등 여러 가지 구조 개선방안을 검토한다.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경우 다음 달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기업 분할 방식은 인적 분할과 물적 분할로 나뉜다. 인적 분할이란 기존 (분할)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을 말한다. 따라서 인적 분할은 주주구성은 변하지 않고 회사만 수평적으로 나눠지는 수평적 분할이라고 할 수 있다. 물적 분할의 경우 분할회사(기존회사)가 새로 만들어진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

회사 측은 다만 매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진행 과정에서 정부 인허가 문제로 매각이 불허 또는 지연되거나 매각 조건이 주주가치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매각을 철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자체적으로 외부 투자 유치, 사업 제휴, 기술 협력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물적 분할 이후 존속회사인 현대퓨처넷은 앞으로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와 ‘기업 메시징 서비스’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또 M&A 등을 통해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HCN을 물적 분할을 통해 비상장 신설 자회사를 만들고, 이를 SK텔레콤 등 다른 IPTV사에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 아니면 물적 분할을 할 이유가 없다. 100% 자회사로 만들면 의사 결정을 하기 쉬워진다”며 “예전 현대HCN의 경우 현금 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를 현대퓨처넷에 남겨놓고, 신설 자회사인 현대에이치씨엔을 매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HCN의 케이블TV 사업은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고,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지난해 약 700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최근 통신사업자 중심으로 급변하는 국내 유료방송시장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매각 추진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기존 현대HCN이 보유한 현금에 추가 케이블TV 사업 매각 대금까지 활용해, 향후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이나 대형 M&A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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