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박사’ 조주빈 씨가 범죄 수익 수단으로 가상자산(암호화폐)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익명성 보호 기능에 중점을 둔 프라이버시 코인 '모네로'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제공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6일 현재 시가 총액 12위를 기록 중인 모네로는 한때 다수 국내 거래소가 취급했었지만 현재는 빗썸과 후오비코리아에만 상장돼 있다. 

모네로는 실제 돈처럼 익명성을 갖고 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개발됐으나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상장 폐지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거래량도 이미 미미한 수준이어서 이대로 가다가는 상장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모네로는 빗썸 원화마켓과 후오비코리아 테더(USDT),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마켓에 상장돼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모네로는 시가 총액 약 8억4000만 달러(약 1조336억원), 24시간 거래량 1억5896만 달러(약 1956억원)를 기록했다. 시가 총액 면에서는 대형 코인이지만 국내에선 거래량이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6월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 내놓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네로는 해당 가이드라인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 이 때문에 업비트는 지난해 9월 모네로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 뒤 상장 폐지했다.

다른 거래소들도 범죄에 활용되는 등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리는 데다 거래량까지 미미해서 이번 n번방 사태가 아니더라도 향후 상장 폐지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빗썸은 모네로 상장 폐지와 관련해 “투자자 보호, 범죄 악용 가능성 등 모든 측면에서 상장 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향후 당국 가이드라인 나올시 선행적으로 규제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오비코리아 측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상장 폐지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빗썸의 원화마켓에 상장된 가상자산 106개 중 모네로는 거래량 90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후오비코리아 측도 “거래량이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모네로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엄연히 통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실명인증을 거치는 공인된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은 방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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