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규 벤처투자 규모 변동 추이  출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지난 10년 간 성장세를 이어온 신규 벤처투자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여파가 벤처 생태계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국내 벤처투자 급성장 배경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여신금융협회의 통계를 기반으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간 국내 벤처투자 동향을 분석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벤처펀드 신규 투자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해 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조1385억원이었던 신규 벤처투자는 2012년 1조8190억원으로 연평균 8.6% 성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신규 벤처투자는 2조3001억원이었으며 2016년에는 3조4535억 원으로 늘어나 연평균 17.4%의 성장을 보였다.

국내 신규 벤처투자 금액  출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신규 벤처투자가 더 크게 늘어났다. 신규 벤처투자는 2017년 4조411억원, 2018년 5조9181억원, 2019년 7조527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신규 벤처투자 7조5278억원은 2016년 3조4535억원과 대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구소는 이같은 벤처투자의 급성장에 저금리 기조 장기화, 정부 지원 강화, 벤처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10년 간 이어져 온 신규 벤처투자의 성장이 올해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민간 출자자(LP)의 출자가 줄고 벤처캐피탈 회사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투자를 연기할 것으로 보여 2020년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지난해 보다 19% 감소한 6조원 내외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신규 벤처투자 규모가 2018년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국내 신규 벤처투자가 22.4% 감소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소는 2021년부터는 신규 벤처투자가 다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됐다. 인구 고령화 진전과 기존 산업의 생산성 저하 등 한국 경제의 저성장, 거금리 기조가 더욱 고착화 돼 다시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을 우려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 아래인 0.75%로 정하는 등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국채, 예금 등 안전자산의 수익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기 때문에 대체투자(벤처투자 포함)의 비중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정부의 금융지원이 더해질 경우 신규 벤처투자 성장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연구소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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