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가 샤오미 등 중국업체에 밀려 인도 시장에서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에도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쑥쑥 성장하며 세계 2위 규모로 부상했지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또 하락했다. 1위는 2년 연속 샤오미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선두 탈환을 위해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18년에도 전년(2017년) 대비 10% 상승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같은 기간 4%와 1% 하락한 것에 비하면 고무적인 성장이다.

중국업체들이 시장을 압도했다. 샤오미가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 27%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비보가 21%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비보는 2018년 4분기 시장 점유율 10%에서 무려 11%포인트가 상승했다. 오포(12%), 리얼미(8%)도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이들 중국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2018년 전체 60%에서 2019년 72%로 증가했다. 2019년 연간 출하량 성장률에서도 샤오미 5%, 비보 76%, 오포 28%, 리얼미 255%로 큰 폭의 성장을 기록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19% 점유율로 전년 동기(2018년 4분기) 20% 대비 1%포인트 하락하며 중국 업체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
 
이미지=IITP 보고서
이미지=IITP 보고서

中 업체들, 중간 가격대 공략·라인업 다변화·온라인 채널 활용 주효

이런 중국업체들의 선전은 중간 가격대 시장 공략, 라인업 다변화, 온라인 채널 활용 등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세를 몰아 샤오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합리적 가격과 최고의 품질·스펙을 강조한 인도 주력 신제품 ‘레드미(홍미)노트9’ 시리즈를 공개하며 선두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미노트9의 주요 사양은 ▲6.67인치 풀HD 디스플레이 ▲최고 4800만 화소 후면 쿼드 카메라 ▲퀄컴 스냅드래곤 720G 프로세서 ▲측면지문인식 센서 ▲5020mAh 배터리 등이다.
 
오포는 A5s 모델이 저가 시장에서 꾸준히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9월 출시한 A9 2020, A5 2020이 오프라인 판매에서 성과를 거두며 두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비보는 중저가 비보 S1, Y17로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3분기 온라인 판매로 점유율 상승을 이끈 U10, Z1X 및 Z1 프로 등을 앞세워 세 확산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리얼미는 중국보다는 인도 등 신흥시장 소비자를 겨냥해 가성비와 트렌디한 디자인의 전략 제품을 출시하고 온라인 판매 전략에 집중하면서 폭발적 성장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선두 탈환 위해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로 승부수
 
삼성전자도 연초부터 중저가(A·M 시리즈)에서 프리미엄(S·Z) 라인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인도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갤럭시A51(1월), 갤럭시A71·갤럭시M31(2월), 갤럭시A11(3월 말 예정) 등으로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제품 출시를 이어가면서 갤럭시S20, 갤럭시Z플립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통상적으로 1분기 점유율이 저조했다가 2분기에는 샤오미를 바짝 추격했기 때문에 이번 신제품 출시 효과에 기대감이 자체적으로 있는 상태다. 적극적인 온·오프라인 마케팅 전략 등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 벤처투자사는 2월 말 인도판 유튜브로 불리는 ‘플릭스트리(Flickstree)’에 300만달러 투자를 단행했다. 이 역시 인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플릭스트리는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이통사·스마트폰 제조사에게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약 5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릭스트리 투자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포함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인도 스마트폰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선두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보다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IITP는 보고서를 통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업체가 최근 프리미엄 성능까지 겸비한 품질 제고와 함께 온·오프라인 채널을 아우르는 판매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며 “삼성전자가 3위까지 밀리며 다소 주춤하지만 연초 공격적으로 신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성능·가격뿐만 아니라 인도의 다양한 언어 지원, 문화와 제도 등을 고려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 등 철저한 현지 맞춤형 전략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고 가성비가 뛰어나 인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시장의 경우 신흥시장이라 저가형 제품이 가장 잘팔린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고 저가형 제품을 계속 출시하지만 중국업체와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미지=IITP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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