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권광석 우리은행장, 손병환 농협은행장 (사진=각사)
권광석 우리은행장(왼쪽)과 손병환 NH농협은행장 (사진=각사)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깜짝 발탁’으로 화제를 모았던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이 각각 공식 취임했다. 두 은행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임식은 생략했다. 두 행장은 바로 업무에 돌입하며 은행 안팎으로 산적한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우리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제52대 우리은행장으로 권 행장의 취임을 확정했다. 권 행장은 1988년 우리은행에 입행, 대외협력단 집행부행장과 우리PE 대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등을 역임했다. 세간의 예상을 깨고 신임 행장 자리를 꿰차면서 '깜짝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권 행장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차원에서 별도의 취임식 없이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해외금리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고객 비밀번호 무단도용 등으로 도마에 오른 상태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감도 겹치면서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권 행장은 “지금 우리은행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코로나19가 촉발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이른 시일 안에 조직을 안정시키고 앞으로 변화와 위험에 철저히 대비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3대 경영방침으로 고객신뢰 회복, 조직안정, 영업문화 혁신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함께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철저히 제로베이스에서 점검하고 개선해 어떤 경우에도 항상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스스로 동료와 은행을 아끼고 신뢰하며 나아가 진심으로 고객을 위하고 사랑하자"고 덧붙였다.

이날 NH농협은행도 주주총회를 열고 손병환 농협은행장에 대한 선임안을 의결했다. 손 행장도 ‘깜짝 인사’로 평가받는 인물 중 하나다. 이대훈 전 행장이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자 지난 20일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신임 행장 후보로 손 행장을 추천했다.

손 행장은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중앙회 기획실장,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등을 지냈다. 농협 내에서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농협은행이 추진 중인 디지털전환에 적임자로 평가된다.

따라서 손 행장은 디지털 사업 부문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디지털 부문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은행권 최초로 오픈 API를 상용화했지만, 관련 '성적표'는 초라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사업 부문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농협은행은 홍콩, 중국, 인도 등 5곳에 은행 지점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과거 손 행장이 글로벌 사업부를 총괄한 경험이 있는만큼 글로벌 부문 사업이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다만 손 행장은 다소 어수선한 상황에서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현재 농협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선출 이후로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겪은 상태다. 관련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줄줄이 사표를 냈다. 이대훈 전 행장도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겠다"는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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