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인성 인턴기자]국내 연구진이 곤충의 겹눈을 모사해 크기를 줄이면서도 선명한 사진을 획득할 수 있는 카메라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0.74㎜ 두께의 곤충 눈 구조 카메라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카메라는 넓은 시야각과 빠른 움직임에 따른 민감도, 무한초점 등의 특징을 가진 제노스 페키(Xenos peckii)이라는 곤충의 겹눈을 모사한 초박형 어레이드 카메라다.

제노스 페키는 말벌에 기생하는 곤충으로, 수백 또는 수천 개의 빛 감각기(낱눈) 각각에 개별 영상이 맺히는 독특한 겹눈을 갖고 있어 넓은 광시야각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착안해 개발된 카메라는 여러 렌즈가 같은 시야각을 통해 동일한 영상을 획득한다. 이어 배열된 영상들은 해상도를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한다. 합성된 영상은 합성 전 단일 채널 영상보다 향상된 해상도를 확보한다.

특히 연구진은 포토리소그래피라는 공정을 통해 0.74mm 두께의 렌즈로 제작했다. 10원짜리 동전의 절반 정도의 두께다. 곡면으로 된 구조도 평면화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카메라 렌즈는 카메라 소형화에 또다른 길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기존 초소형 카메라는 다층 렌즈 구조를 이용해 두께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또 곤충 눈을 모사한 세렌즈 배열의 렌즈의 경우 렌즈 사이의 광학 크로스토크(영상 중첩)로 인해 해상도가 저해되는 문제가 있었다.

정기훈 교수는 "실질적으로 상용화 가능한 초박형 카메라를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라며 "이 카메라는 영상획득이 필요한 장치에 통합돼 장치 소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빛 : 과학과 응용' 지난달 27일 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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