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형 삼성 QLED 8K(사진=삼성전자)
2020년형 삼성 QLED 8K(사진=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8K TV 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19일 2020년형 QLED TV를 출시하며 8K TV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QLED 8K TV의 모델 수를 전년 대비 2배로 늘려 총 9개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2020년형 QLED 8K는 디자인과 사양에 따라 QT950S·QT900S·QT800 등 3개 시리즈로 구성되며 85·82·75·65·55 등 다양한 화면 크기를 제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삼성전자는 8K 시장뿐 아니라 75형 이상 초대형 시장 공략도 강화할 계획이다. TV가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 트렌드에 발맞춰 75형 이상 모델 수를 작년 11개에서 19개로 확대해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할 예정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올해는 2020년형 QLED 8K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차원이 다른 시청 경험을 제공해 TV 시장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8일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는 TV 사업에서 'QLED 8K' TV와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TV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대비 3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판매 확대를 통해 올해 8K TV를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8K로도 출시되는 LG전자의 2020년형 나노셀 TV(사진=LG전자)
8K로도 출시되는 LG전자의 2020년형 나노셀 TV(사진=LG전자)

LG전자도 다음 달 2020년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본격 출시하며 8K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자사의 선도적인 OLED TV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LCD TV 시장까지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모델명: 88/77ZX)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이 약 1억3000만개 서브 픽셀이 스스로 빛을 낸다. 77형 신제품은 벽걸이 설치 고객들을 위해 갤러리 디자인을 적용했다.

LG전자는 자사의 8K TV가 타사(삼성전자)의 8K TV와 다르게 수평∙수직 방향 화질선명도(CM, Contrast Modulation) 모두 90% 이상의 ‘리얼 8K’를 구현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8일 출시된 LG전자의 나노셀 TV는 LCD 패널을 사용한다. LG전자는 올해 ‘LG 나노셀 8K AI ThinQ’ 모델을 지난해 대비 대폭 늘렸다. 국내에는 이달에 75형(모델명: 75Nano99, 75Nano97)을 먼저 출시하고, 내달에는 65형(모델명: 65Nano99, 65Nano97)을 내놓는다.

나노셀은 약 1nm 크기의 미세 입자를 TV 패널에 적용한 기술이다. LCD 패널 위에 덧입힌 미세 입자들이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을 정교하게 조정해 색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표현한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최상위 프리미엄 올레드 TV를 비롯 ‘나노셀 TV’ 등을 앞세워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삼성 8K, CM값 맞지 않아" vs 삼성 "LG 8K, 선명하지 않아"

지난해 양사는 8K TV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 차례 전쟁을 치렀다.

전쟁의 시작은 LG전자였다. 지난해 9월 열린 IFA 2019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8K QLED TV가 화질선명도(CM)의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진정한 8K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LG전자는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경쟁사(삼성전자)와 자사의 8K TV를 비교하는 기술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LG전자는 삼성 QLED 8K TV의 CM 값이 2018년도 90%에서 올해 12%로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CM 값이 화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자사 제품과 비교했다.

당시 이정석 LG전자 HE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담당 상무는 삼성의 TV 화면을 전자 현미경으로 비춘 뒤 "처음엔 현미경이 초점이 안 맞은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기존의 무대응 방침을 풀고 기자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TV가 왜 8K TV로 손색이 없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지적한 CM이 의미 없는 수치라고 반박했다.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1927년 만들어진 CM은 흑백 TV의 해상도 평가 때나 사용한 기준으로 8K 같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평가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며, “현재 삼성전자는 TV 성능 평가 시 CM값을 따로 측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삼성 QLED 8K TV와 LG 올레드 8K TV를 비교했다. 먼저 일간지를 촬영한 8K 고해상도 이미지 파일을 TV 두 대에 동시 출력한 뒤, 취재진에게 비교하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화면을 비교하며 “삼성전자의 QLED 8K TV에서 글자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고 강조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상무는 “8K 화질은 CM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밝기와 컬러 볼륨 등 다른 광학적 요소와 화질처리 기술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최적으로 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자사의 8K TV가 ‘물리적’으로 8K임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텍스트 이미지를 통해 양사 8K TV의 화질을 비교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텍스트 이미지를 통해 양사 8K TV의 화질을 비교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부터 격화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싸움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보다 8K 콘텐츠 보급이 다양해지고 8K TV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최고급 TV’의 명칭이 4K에서 8K로 넘어갈 것이라는 게 주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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