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본입찰에 돌입했다. (사진=푸르덴셜 홈페이지)
푸르덴셜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본입찰에 돌입했다. (사진=푸르덴셜 홈페이지)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알짜배기 매물로 평가받는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전이 본입찰에 돌입했다. 이번 입찰은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 간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인수 자체가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도 나온다. 

19일 푸르덴셜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1월 예비입찰에 이어 이날 본입찰을 진행했다. 골드만삭스는 본입찰 마감 후 1~2달 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우선협상대상자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하는 등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본 입찰에는 KB금융과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이 뛰어들었다. 우리금융은 IMM PE에 인수금융을 대는 형식으로 참여했다.

이번 푸르덴셜 입찰은 KB금융과 우리금융 간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KB금융은 푸르덴셜을 품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최근 KB금융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등을 발행해 70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여기에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현금 약 1000억원을 더해 8000억원 상당의 실탄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자회사들로부터 평년 수준을 벗어난 고배당을 받는 방안도 거론됐다.

KB금융이 푸르덴셜을 품을 경우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푸르덴셜은 3분기까지 순이익 1464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18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3조3100억원, 3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뒤늦게 인수전에 참여한 우리금융도 푸르덴셜을 매력적인 매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과점주주인 사모펀드 IMM PE에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인수전에 참여했다.

때문에 IMM PE가 푸르덴셜을 인수하더라도, 우리금융은 직접 지분 투자를 하지 않아 계열사 편입은 어렵다. 다만 사모펀드 성격상 IMM PE가 나중에 푸르덴셜을 다시 매물로 내놓을 경우 우리금융이 우선 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관련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충분한 계산 끝에 푸르덴셜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우리금융은 대형 증권과 보험 인수 등을 통해 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우리금융은 하나금융그룹보다 여전히 수익이 낮은 상태다. 향후 푸르덴셜을 품을 경우 순이익이 2조원 초반대로 상승하지만, 지난해 2조4080억원의 순이익을 남긴 하나금융에 비해 여전히 낮다. 다만 포트폴리오 강화와 함께 격차를 줄인다는 점은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권에서도 마스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은 변수로 예상된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보험 영업은 위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인수전은 한층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매각 주체가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이기 때문에 환율이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이번 푸르덴셜 매물이 ‘계륵’이라는 평가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대면영업이 막힌 상태에서 푸르덴셜이 수조원대 가치를 할수 있냐는 이유에서다. 푸르덴셜은 생명보험업계 자본규모 6위, 자산규모로는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견 회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푸르덴셜이 매력적인 매물인 것은 맞지만, 현재 상황에서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과도한 금액을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가격 차이로 입찰이 유찰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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