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정부가 외화 조달에 어려움이 없도록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40%에서 50%로, 외은지점은 200%에서 250%로 올라간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선물외화자산에서 선물외화부채를 뺀 선물환 포지션의 자기자본 대비 상한을 설정한 것으로, 급격한 자본 유입과 단기 차입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도입됐다.

18일 정부는 이같은 방침을 위기관리대책회의를 통해 발표했다. 외화유동성 공급 확대를 통해 스와프시장 수급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코로나19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7.5원 급등하면서 124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국내 외화유동성을 점검한 결과 국내은행 외화LCR(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이 2월 말 128.3%로 규제 비율(80%)을 크게 상회하는 등 양호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외환스와프 시장의 경우 외국인 주식자금 관련 수요 등으로 일시적인 쏠림 현상 발생이 일어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은행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규제 한도를 25% 상향 조정할 방침"이라며 "이번 조치가 외화자금 유입확대를 유도함으로써 외환스와프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외환분야 비상계획 세부대응조치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상황과 위환스와프시장 동향, 해외자금 조달 여건 등을 일 단위로 점검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외화조달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들과 긴밀히 협의해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금융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들은 관련 리스크를 사전 감지하기 위해 주요 지표를 중심으로 경기와 금융시장을 매일 같이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환으로 18일 우리은행은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신설, 그룹 위기관리에 나섰다. 비상경영대책위원회에는 각 자회사 전략총괄팀, 재무관리팀, 리스크관리팀 등이 참여한다. 국내외 자금시장 동향 및 유동성 변동 상황 등을 상시 모니터링 체제로 전환하고 비상계획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검토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방침은 위기보다는 위기 상황이 오기 전 선제조치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금융권도 관련 현황 등을 파악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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