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자율주행로봇 활용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의료용품과 장비 배송, 음식 배송, 거리 소독에 자율주행로봇들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로봇은 원활한 진료시스템 유지와 대면접촉 최소화를 지원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억제, 외출 제한으로 부족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기업은 2015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유엔유안(Yu Enyuan)이 창업한 네오릭스라는 스타트업입니다. MaaS(Mobility as a Service) 기업으로 IoV(Internet of Vehicles) 운영 플랫폼, 자율주행 리테일 플랫폼, 원격조정 드라이빙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거리 방제와 물품운송에 투입된 네오릭스 자율주행로봇.(사진=네오릭스 웹사이트)
거리 방제와 물품운송에 투입된 네오릭스 자율주행로봇 (사진=네오릭스 웹사이트)

네오릭스의 미션은 '도시 물류시스템의 재구축'입니다. 대부분의 완성차 기업과 테크자이언트들이 경쟁하고 있는 여객운송 부문이 아닌 레벨4 자율주행기술에 모듈식 스마트 컨테이너 방식을 접목해 자동판매기, 택배, 공항운송, 패트롤 기능 개발과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량 쿼드리사이클(L6e Homologation, 저속주행 소형 사륜차로 초소형 전기차를 의미) 형식인증도 받았습니다. 

차폭은 1m, 유틸리티 공간은 2.4㎥ 로 자전거 도로에서도 주행할 수 있는 컴팩트 한 도심형 디자인입니다.

클립으로 장착된 배터리는 30초만에 교체할 수 있고 주행가능 거리는 100km입니다. 최대속도 시속 50km, 침수깊이 120mm, 경사도 20%(약 11.3°) 언덕을 달릴 수 있고 바이두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를 기반으로 개발했습니다. 

네오릭스는 이미 글로벌에서 뉴로, 스타쉽 등과 함께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입니다. 창업 후 1억 위안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2019년 5월 4일에는 창저우시에 13만6000㎡ 면적에 연간 만대 생산이 가능한 지능형 생산라인을 구축했습니다. 

대당 가격은 일반 승용차 수준인 3만 달러입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스위스, 일본, 미국 등에서 5년 내 10만대 판매가 목표입니다. 그 동안 중국 10개 도시 100여 곳의 대학 캠퍼스, 공원 등 폐쇄된 지역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공공도로와 병원 등에서 주행,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JD.com, 메이퇀디엔핑 등 거대 전자상거래와 온디맨드 플랫폼 기업이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 2개월 동안 200대 이상을 주문했습니다. 2018년 7월 첫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150대를 판매한 실적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물량입니다. 자율주행로봇 구매와 활용을 위해 제품가격 60% 지원을 제안하는 지방정부도 있어 올해 네오릭스는 1000대 판매를 목표로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1일에는 29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도 마무리 해 생산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그 동안 자율주행로봇을 미래 배송수단 수준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전자상거래 기업들도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공공영역에서도 공중위생과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한 기술로 등장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더라도 온라인 구매 행태가 과거로 바로 회귀되기에는 한계가 있고 공중위생 등은 오히려 강조될 수 밖에 없어 자율주행로봇의 기능과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조작기 없이 공공도로 운행을 승인...뉴로 자율주행 배송로봇 R2 

지난 2월 6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뉴로(nuro)의 2세대 자율주행배송로봇 R2의 공공도로 주행 허가를 발표했습니다. 전통적인 차량 조작기와 운전자가 없이 공공도로 주행을 허가한 첫 사례로 전 세계에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뉴로가 2018년 10월 미연방자동차안전표준(Federal Motor Vehicle Safety Standards)에서 제외해 달라는 신청을 한지 1년 4개월만입니다.

현재 미국 도로교통 안전규정은 사람의 자동차 제어를 전제로 설계되었습니다.

미 연방 자동차안전표준에는 자동차에 스티어링 휠, 가감속 페달, 사이드 미러, 윈드쉴드 와이퍼 등과 같이 안전을 위해 인간이 조작할 수 있는 장치를 반드시 탑재해야 합니다. 자동차를 판매하기 전 설계 방식에 대한 지정입니다.

전통적인 설계 요소가 없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상업적 목적으로 도로를 주행하는 것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현재 시험운행 중인 자율주행 자동차들도 전통적인 설계 요소들이 탑재되어 있고, 보조운전자(테스트 드라이버)가 차량 혹은 도로 문제로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대비해 반드시 탑승해야 합니다. 

R2는 시속 40km인 저속차량으로 필요시 원격 모니터링과 조종이 가능합니다. 기존 자동차 기본 설계요소를 갖추지 않았고 사람이 운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 안전성을 확보했고, 미국 정부의 자율주행배송 시장 확산과 발전을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뉴로는 올해 100대 규모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지만, 앞으로 2년 동안 연 2500대씩 총 5000대를 미국 전 지역에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 안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정기적인 관계 당국과의 회의와 함께 새롭게 R2를 운행할 커뮤니티에는 사전에 통보해야 할 의무 등 연방정부의 관리가 철저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R2는 전장 2.74m, 전폭 1.10m, 전고 1.86m로 1인용 전기자동차 트위지 보다 전고가 40cm 정도 높습니다. 생필품, 식료품, 뜨거운 음식을 배송할 수 있습니다. R1과 비교해 차체 내구성, 악천후 주행 능력 향상과 함께 차폭을 유지하면서도 적재용량은 65% 확장했습니다. 음식 신선도 유지를 위한 온도 제어시스템 도입, 배터리 크기를 2배로 늘려 하루 종일 작동이 가능합니다.

뉴로 R2 사양.(사진=뉴로 웹사이트)
뉴로 R2 사양.(사진=뉴로 웹사이트)

 

R2 차량은 구글의 파이어플라이(Firefly)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던 디트로이트 기반 로쉬(Roush) 와 함께 배송에 최적화 된 설계와 제작을 했습니다. 이미 뉴로는 1세대 시스템 R1과 함께 2018년 12월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커와 애리조나에서 시범운행을 한 경험이 있고, R2를 활용해 월마트의 생필품, 도미노 피자 배송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2019년 11월 뉴로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9억9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는 등 27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자율주행배송로봇 분야 선두로 인정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네오릭스의 부상으로 관련분야의 선두 위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율주행기능 상용화에 있어 실제 서비스 경험과 수용성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GM도 조작기가 없는 완전자율주행 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규제 면제를 요청했습니다. 

2019년 3월 15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뉴로와 GM의 요청에 일반인 의견 청취(Public Comments)를 위한 공고를 함께 홈페이지에 게시했죠.

하지만 아직까지 GM의 요청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웨이모를 뒤쫓으며 올해 1월에는 오리진이라는 조작기 없는 완전자율주행 컨셉을 선보인 GM은 답답하겠지만, 미국 교통당국도 사람이 탑승해 고속으로 달리는 완전자율주행자동차 운행이 조작기와 보조운전자 없이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 실외 자율주행로봇 시장 형성기일까?

인건비 상승, 생산인구 감소 등으로 자율주행배송로봇에 대한 전자상거래, 물류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라스트마일 배송은 가장 높은 비용이 투입되는 프로세스로 낮은 비용으로 만족도 높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있는 수단들을 끊임없이 찾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인간 운전자가 담당하는 라스트마일 배송 비용은 1.6 달러지만, 자율배송로봇을 사용하면 0.06달러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미국의 자율주행로봇 공공도로 운행허가와 함께 자율주행기술을 이용한 배송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매킨지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차량이 라스트마일 배송 85%를 차지할 것으로,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자율주행을 활용한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이 2021년 111억 달러에서 2030년 756억 달러로 연평균성장률(CAGR) 23.7%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자율주행관련 라스트마일 배달 시장 예측 (사진=얼라이드마켓리서치 웹사이트)
자율주행관련 라스트마일 배달 시장 예측 (사진=얼라이드마켓리서치 웹사이트)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도 실외 자율주행배송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2019년 12월 18일 산업부 제6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는 로보티즈가 신청한 실외자율주행로봇의 일반 보도 주행이 가능한 실증특례 안건이 통과했습니다.

1단계 마곡에서 부터 2단계는 강서구로 실증 범위를 점차 확대할 예정입니다.

실외 자율주행 로봇은 도로교통법 상 자동차에 해당되기 때문에 보도나 횡단보도 등의 통행이 제한되고,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상 식별 가능한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에 제약이 있어 규제샌드박스에 제안했습니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현장요원이 상시동행 해야 하고, 위험지역에서는 관제모드로 통제, 최고 주행속도 제한 등의 안전조치 계획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년 11월 제2차 규제자유특구 가운데 하나로 광주광역시가 선정되었습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노면청소차, 쓰레기 수거차 등 공공용도 자율주행차를 개발할 예정으로 원격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하도록 실증특례를 부여해 시험할 예정입니다.

기업들도 활발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토르드라이브는 라이더 업체 벨로다인과 함께 미국 팔로알토에 위치한 해셋 에이스 하드웨어(Hassett ACE Hardware)여의도 이마트에서 인근지역 소비자들에게 자율주행배송서비스를 제공했고, 우아한 형제들은 건국대에서 음식배송, 배달의 민족은 잠실 레이크팰리스에서 시범운행, 언맨드솔루션은 서울 상암동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권역에서 실증실험을 했습니다. code42, 뉴빌리티스트리스, 스프링 클라우드, 도구공간, 언맨드솔루션은 상암에서 등 스타트업들도 배송 혹은 특수용도로 개발을 하고 있어 앞으로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기술수준을 보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최근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인이동체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64.4% 수준이고, 관련 기업 다수가 중소기업으로 연구개 발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2018년 기술수준평가 결과에서는 우리나라 지능형 로봇 기술은 미국 대비 78.2%(기술격차 4.1년), 자율주행차는 81.3%(기술격차 2.8년)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정부는 자율주행차 선제적 규제혁파로드맵, 미래자동차 산업발전 로드맵 등을 기반으로 자율주행기술 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빈약한 생태계, 낮은 기술수준, 무엇보다 규제샌드 박스에 갇혀 관련 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경제와 사회 혁신과 발전을 견인하기도 하지만, 경제와 사회 환경변화에 따른 정책과 삶의 패턴 변화가 특정 기술의 필요성을 높여 시장 형성을 촉진하기도 합니다. 판데믹 상황입니다.

신종감염병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신산업, 적정기술 관점에서 자율주행로봇에 대한 시각과 정책을 다시 한번 고민해 볼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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