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사진=한은)
이주열 총재 (사진=한은)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한국은행이 결국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 영역에 들어서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의장인 이주열 총재의 소집으로 16일 오후 4시 30분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지난달 27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고조되고 실물경제 위축이 빠른 속도로 심화하는데 따른 대응 조치다.

금통위는 이날 의결문에서 "지난 (2월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었다"며 "또한 그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인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는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하여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금통위는 이날 금리인하 조치 외에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현재 연 0.50~0.75%에서 연 0.25%로 인하하는 유동성 공급 추가 조치를 내놨다. 또한 향후 금융기관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대비해 환매조건부매매(RP) 대상증권에 은행채를 추가하기로 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포인트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0.75%포인트 인하) 두 차례뿐이다. 당초 한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7∼18일께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세계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주요 선진국들도 통화완화 및 재정확대 등 경기부양책을 연이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내렸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기준금리 인하 이유에 대해 연준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커뮤니티를 훼손하고,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의 경제적 활동에 피해를 줬다"면서 "글로벌 금융 여건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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