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콜센터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신한은행에 이어 NH농협은행이 콜센터 직원들의 재택근무에 가세한다. 다른 은행들도 콜센터 대체사업장을 신설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콜센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수도권 최대 집단감염지로 부상하면서 그동안 금기로 여겨지던 은행권 콜센터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날부터 콜센터 직원 15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가 시행된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 1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콜센터에서 대거 발생하자, 먼저 콜센터 직원 10%(75명)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 바 있다.

그동안 농협은행은 출근하는 직원들에게는 출근시 체온을 체크하고, 주2회 방역을 1일 1회로 확대하는 등 방역 예방 작업을 진행해 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의 층간 이동을 막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대화를 자제시키는 등 최대한 직원간 접촉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이날부터 콜센터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근무 직원 448명 중 150명이 순차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향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재택근무 인원을 25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업무용 노트북 상담시스템과 인터넷 전화를 설치, 재택근무 시에도 사무실과 동일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전기통신사기 상담 직원과 수화 상담 직원 등 특수업무팀은 재택근무에서 제외된다.

신한은행은 상품안내, 비대면 채널 이용방법 안내 등 개인정보 조회가 불필요한 업무를 분류해 재택근무 직원에게 배정한다. 이 과정에서 상담 중 개인정보 조회가 필요할 경우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전화를 이어받을 수 있게 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는 은행들은 대체사업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KB국민은행은 기존 2개의 콜센터를 대체하는 사업장을 8개까지 늘린다. 대체사업장은 기존 사업장인 서울 합정동 인근과 대전 시내에 설치된다. 직원들의 편리를 위해 최대한 대중교통과 가까운 곳에 대체사업장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콜센터를 각각 서울과 대전, 서울과 천안으로 이원화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은행들이 방역 작업과 근무자 이상 기온 체크 등을 필수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재택근무나 대체사업장 등 코로나19가 콜센터에 번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과 관련된 확진자는 132명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확진자 거주지역은 서울 79명, 경기도 32명, 인천 18명 순이다. 앞서 서울시는 구로구 일대 코리아빌딩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시작되자, 이 건물을 특별지원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빌딩 직원 전체에 대해 검사를 시작하고,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유로는 밀집된 근무 환경이 꼽힌다. 직원들간 거리가 밀접한 상태에서 콜센터 직원 특성상 상담이 많아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 등은 회의를 통해 사업장 내 밀집도를 기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사업장 내 여유 공간이 있을 경우 한자리씩 띄어 앉거나, 지그재그형으로 배치해 상담사간 거리를 1.5m 이상 확보하는 방식이다. 상담사간 60cm 이상 칸막이를 설치해 최대한 접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또한 금융위는 여유 공간 부족 시에는 교대근무와 분산, 재택근무 등을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구로 콜센터 관련 확진자가 132명으로 밝혀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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