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상 카메라(사진=플리어)
열화상 카메라(사진=플리어)

[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를 감지하는 수단 중 하나인 '적외선 센서'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접촉으로 인한 감염의 위협이 높아지면서 코로나의 주된 증상인 '열'을 감지하는 수단으로 적외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내 정부와 기업, 지자체 등에서 이를 감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외선 센서 기술을 이용한 열화상 카메라를 속속 도입·설치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초기증상 중 하나는 발열이다. 열화상 카메라는 적외선으로 인체와 사물을 감지, 정밀하게 온도를 측정해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다수를 대상으로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열화상 카메라는 공항에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1차 검역 수단으로 사용됐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국 지자체와 대기업, 쇼핑몰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포함 지자체, 대기업, 쇼핑몰 등 '열화상 카메라' 도입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 검사를 위해 시청 로비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시청을 출입하는 공무원과 민원인 등의 체온을 확인했다.

6일 대전시와 충남도 지역 내 도시철도(지하철), 국유철도(고속철도 등)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지하철 전체 역사 22곳에서 열화상카메라를 운영한다. 대전시는 이용객이 많은 대전역·시청역·정부청사역에 열화상 카메라를 우선 설치하고, 나머지 역사에 대해서는 이달 중순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충남도도 지역 내 전체 철도역사 28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한다.

이 밖에도 대구시, 광주시, 충북 증평군, 당진시, 경남 사천시 등 여력이 되는 다수의 지자체들이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시청과 주요 역사 등 지역 내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삼성전자와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을 비롯해 롯데, 신세계 등 대형 면세점, 일부 쇼핑몰 등에도 안전을 위해 열화상 카메라를 도입했다.

업계는 코로나19로 열화상 카메라의 수요가 최근 많아졌으나 일부 부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발열 증상을 감지하는 '적외선 센서'가 대표적이다.

논산역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사진=연합뉴스)
논산역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사진=연합뉴스)

나노종합기술원·트루윈, ‘적외선 센서’ 양산 기술 개발

최근 국내 연구진이 관련 센서를 양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9일 나노종합기술원은 한국 센서기업 트루윈과 공동으로 ‘비냉각형 적외선 열영상 센서’를 양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적외선 열영상 센서는 열을 가진 물체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검출해 2차원 실시간 온도 영상을 만드는 센서다.

적외선 열영상 센서는 인체의 온도와 비슷한 파장인 8~14㎛ 적외선을 검출해 영상을 만든다. 적외선 열영상센서는 액체질소 수준의 온도로 낮춰야 하는 광자형 센서와 냉각기가 필요 없는 열형 센서로 나뉜다.

성능이 좋은 광자형 센서는 군용으로 쓰이며 민간에는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작게 만들 수 있는 열형 센서가 사물인터넷(IoT) 센서 시장에서 주로 사용됐다.

나노종합기술원은 80x60 화소의 초소형 ‘모바일용 초저가형 적외선 열영상 센서 기술’을 2015년 6월 트루윈에 이전했다. 이후 공동으로 적외선 센서를 사업화하기 위한 센서 칩 개발과 패키징 및 모듈, 공정 개선을 진행했다.

결국 트루윈은 열영상 적외선 센서를 반도체 공정에 호환 적용에 성공했다.

기존 열영상 센서는 대부분 금속 산화물계의 감지물질을 사용해 실리콘 웨이퍼의 일부만 활용할 수 있었다. 새로운 센서는 반도체 제조공정(CMOS)을 활용해 웨이퍼 전체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열영상 카메라가 지자체와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열영상 카메라는 중국 등에서 전량 수입되는 상황에 이번 개발로 센서 양산이 가능해 국산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트루윈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열영상 카메라 기업으로부터 올해 10만개의 제품 주문을 받았다.

나노종합기술원과 트루윈이 개발한 초소형 적외선 열영상 센서(사진=나노종합기술원)
나노종합기술원과 트루윈이 개발한 초소형 적외선 열영상 센서(사진=나노종합기술원)

중국, '적외선 센서' 헬멧 개발…5m 거리 사람 체온 확인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중국은 최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공안은 열이 있는 사람을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 헬멧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신화일보 등은 쓰촨성에서 한 공안이 스마트 헬멧을 쓰고 거리에서 보행자의 체온을 측정하며 순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공안은 중국 IT기업인 광치 테크놀로지가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개발한 스마트 헬멧을 장착했다. 헬멧은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해 주변 5m 거리 사람의 체온을 체크한다.

또한 공안이 헬멧을 쓰고 있으면 37.5℃ 이상의 열이 있는 사람이 있을 경우 자동으로 경보가 울린다. 광치테크놀로지는 유효거리 3~5m에서 정확도는 100%라고 설명했다.

업체는 100명 이상의 사람들을 스캔하는 데 2분이면 충분하며 10개의 스마트 헬멧으로 대형 병원 전체를 커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화일보는 “홍콩과 국경을 맞닿아있는 선전에서도 공안이 이 헬멧을 사용하고 있다”며 “홍콩에서 중국으로 들어오는 운전자들을 검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외선 센서를 장착한 스마트 헬멧을 착용한 중국 공안(사진=웨이보)
적외선 센서를 장착한 스마트 헬멧을 착용한 중국 공안(사진=웨이보)

왜 적외선을 사용할까?…일부 적외선 파장 인체의 온도와 비슷

코로나19를 찾는데 왜 적외선 센서를 사용할까? 이는 적외선이 파장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며 특히 일부 파장대는 인체의 온도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적외선은 가시광선과 마이크로파의 사이의 0.7μm~1mm 사이의 전자기파다. 파장의 길이에 따라 ▲근적외선(Near-Infrared, NIR) ▲단파장적외선(Short-Wavelength Infrared, SWIR) ▲중파장적외선(Mid-Wavelength Infrared, MWIR) ▲장파장적외선(Long-Wavelength Infrared, LWIR) ▲테라헤르츠(THz)파 등으로 나뉜다.

인체를 감지하는 데는 주로 14㎛ 이내의 파장대를 가진 MWIR과 LWIR을 사용한다. 36℃의 사람의 온도에서 나오는 파장과 가장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영역은 인체에서 직접 뿜어나오는 적외선을 직접 감지해, 빛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인물을 구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코로나19로 주목받는 적외선 온도계와 열화상 카메라 등에 쓰인다.

가시광선 붉은색 영역보다 길지만 가장 짧은 적외선인 NIR은 0.72~1.4μm 파장으로 피부투과율이 높아 정맥인증 등에 사용된다. 야간 감시카메라와 3D 카메라 등 가시광선과 비슷하지만 보다 감지가 어려운 환경에서 사용되고 있다.

SWIR은 1.4~3μm 파장이다. 높은 투과성으로 안개를 통과해 촬영할 수 있다. SWIR 센서는 특별한 감시카메라, 화재현장 등에 주로 쓰이며, 유럽의 의료 스타트업, 국내의 자율주행 차량용 센서에 주로 이용된다.

이 밖에도 1mm대의 THz파는 전파의 투과성을 가지는 최단파장 대역과, 광파의 직진성을 가지는 최장파대역의 성질을 지녔다. 투과성, 공간분해능, 인체안정성 등의 장점으로 X-Ray와는 달리 인체에 무해하고 뼈가 아닌 유기물 촬영도 가능해 의료영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적외선 센서는 보안과 감지 등에 높은 효용성을 자랑한다.

적외선 카메라는 투과성으로 사각지대에서 침입자의 침입여부와 인원수를 명확히 알 수 있으며 열화상으로 관찰대상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최근 개인정보 보호에 따라 CCTV에 사람의 얼굴을 함부로 노출하면 안 되는데 열화상 카메라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얼굴이 노출되지 않는다.

또한 적외선 센서는 이번 코로나19에 사람의 체온을 확인한 것처럼 온도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해 화재 감지와 예방에도 사용된다.

시야에 막힌 곳이라도 적외선 센서를 통해 온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 환풍구나 창고 등 사람이 잘 드나들지 않는 곳에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바로 발견할 수 있다. 멀티탭이나 컴퓨터 등 기계에서 열이 발생하는 것을 감지해 화재 발생 전 전원을 내려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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