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의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전예약 기간이 끝나고 지난 6일 정식 출시됐지만 사전예약 때의 부진했던 분위기가 출시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은 근본적으로 5G 모델로만 출시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보조금 지급에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상용화 초기라 품질 문제를 겪고 있는 5G 프리미엄 단말기를 이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선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0 사전예약 개통 첫날인 지난달 27일 이통3사를 통한 갤럭시S20 시리즈의 개통량은 약 7만800대다. 이는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S10 시리즈(LTE) 첫날 개통량인 14만여대와 비교하면 정확히 반토막난 수준이다. 정식 출시 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갤럭시S20 아우라 레드 광고모델 제니 (사진=KT)
갤럭시S20 아우라 레드 광고모델 제니 (사진=KT)

이동통신 유통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0 출시 첫 주말인 지난 7일~8일 코로나 19 영향으로 매장 방문수가 예전에 비해 30%~40% 정도 줄었다”며 “갤럭시S20 부진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업계에서는 갤럭시S20 부진이 코로나19 영향 뿐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전작 갤럭시S10의 경우 출시 초반에는 LTE 모델만 출시됐다. 이후 갤럭시S10 5G 모델이 나왔다. 반면 갤럭시S20 시리즈의 경우 갤럭시노트10처럼 5G 모델만 출시됐다. 5G의 경우 상용화 초기이기 때문에 아직 커버리지나 통신 품질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의 경우 이통사가 갤럭시S10 5G 및 V50 씽큐에 많은 불법 보조금을 싣고 사실상 공짜폰을 만들어 5G 가입자를 끌어 모았지만 현재는 이통사가 그렇게 할 상황이 못된다. (관련기사/갤S10 5G 18만원 · V50 공짜폰 대란...정부 '아 몰랑')
 
분기별 영업이익이 최소 3000억원이 넘었던 SK텔레콤의 경우 많은 마케팅비(판매장려금+광고선전비) 사용으로 최근(지난 4분기) 1000억원 대까지 떨어졌고, KT나 LG유플러스도 지난 4분기 1000억원 대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즉, 갤럭시S20이 전작처럼 시장에 공짜폰으로 풀리지 않았고, 5G의 경우 상용화 초기라 통신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판매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4월 초 지난해 상반기 진행됐던 이통사의 5G 스마트폰 불법 보조금 살포에 대한 결과 발표와 함께 시정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방통위의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이통사가 불법 보조금을 살포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과 관계자는 “현재 조사를 진행한 상황에서 자료 보정 및 정리 중”이라며 “목표를 4월 초로 잡고 있기 때문에, 이르면 이때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실적 부진 여파와 방통위 조사 및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상반기처럼 많은 보조금을 살포하기는 어렵다”며 “코로나19 이슈 등 여러 상황이 맞물려 갤럭시S20이 판매 부진을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갤럭시S20이 혁신성과 차별화된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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