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가 지난해 IPTV 가입자 수가 50만명 순증해 총 835만명을 달성했다고 밝힌 가운데, 정부의 통계 수치와 차이가 커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아직 2019년 말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2018년 말 기준 KT의 IPTV 가입자는 약 686만명이다. KT의 설명대로 지난해 순증 가입자 50만명을 더해도 736만명이다. KT 발표와 무려 약 100만명 차이가 난다.

이렇게 차이가 크게 나는 이유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방송서비스가 단일 셋톱박스를 통해 제공되는 OTS(올레TV스카이라이프) 상품 가입자(2018년 말 기준 170만명)를 정부는 절반씩 나눠서 계산하는데, KT는 자신만의 가입자로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가 정부 가입자 통계를 인용하지 않고, 최대한 IPTV 가입자를 부풀리는 전략을 펼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통신3사의 IR자료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IPTV 가입자 수가 50만명 순증해 총 835만명의 가입자를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는 같은 기간 46만4000명이 순증해 총 519만명, LG유플러스는 45만8000명이 순증해 총 447만7000명의 가입자를 각각 기록했다.
 
KT와 달리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정부 통계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의 경우 2018년 말 기준 IPTV 가입자는 465만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순증 가입자 약 46만명을 더하면 약 511만명이다. SK브로드밴드의 IR 발표(519만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KT)
구현모 KT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KT)

LG유플러스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IPTV 가입자는 약 387만명이다. 지난해 약 45만명이 순증했을 경우 약 432만명이다. LG유플러스의 IR 발표(447만명)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원래 정부 통계보다는 사업자의 발표 수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정부 통계는 6개월 평균 값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KT처럼 약 100만명 가까운 수치 차이는 분명 이례적이다.
 
KT는 OTS 가입자를 KT만의 가입자로 계산하는 등 정부 통계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OTS 상품의 가입자 170만명(2018년 말 기준)은 중복 산정을 방지하기 위해 KT 82만명, KT스카이라이프 88만명으로 나눠 계산했다. 전체 OTS 가입자 중 실시간방송을 KT스카이라이프로부터만 제공받는 6만명은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로 산정하고,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실시간방송을 모두 제공받는 164만명은 각 사업자에 절반씩 계산했다. 이에 따라 KT가 OTS 가입자 전체를 자신만의 가입자로 발표하는 것은 과대 포장이라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 뉴미디어정책과 관계자는 “정부가 유료방송 가입자 수를 조사하는 이유는 합산규제 등 시장점유율 규제(33.33%) 에 따른 것”이라며 “정부 통계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업체(KT)가 자신만의 근거로 발표하는 것을 정부가 시정 조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매 분기 실적발표에서 유료방송 가입자 수를 발표하고 있다”며 “IPTV법에 따른 가입자 신청 기준과 상이함을 투자자들에게 밝히고 있다”고 해명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원래 업체(KT)들은 규제 이슈가 있을 때는 가입자를 줄이려고 하고, IR 등에서는 매출이나 주가 방어를 위해 가입자를 최대한 늘리려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의 산정 기준이 옳은 방향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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