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달리기 시합으로 십이간지 순서를 정했다. 원래 소가 1등이었지만 소뿔에 매달려왔던 쥐가 결승선을 넘기 전에 뛰어 내려 십이간지 중 처음이다. 오늘 정통부 해체 방침이 결정됐는데 세상일은 소처럼 우직해서만은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통부 폐지 방침을 확정한 16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정보통신인 신년 인사회에서 유영환 정통부 장관은 인수위의 정통부 해체 방침에 대한 불만과 섭섭함을 이 같은 말로 대신했다.

"오늘 신년 인사회가 고별 인사회가 된다는 말도 있다"라고 운을 땐 유 장관은 "우리는 앞만보며 달려왔는데 인수위가 하는 것을 보면 세상일은 소처럼 우직해서 만은 안되겠다고 생각했다"며 "IT는 다른 분야들과는 달리 산업과 서비스 등이 유기적으로 동반 상승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결고리(정통부)가 중요한 데 연결고리가 끊어져서 힘을 잃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결고리의 중요성을 예전 3세대 이동통신을 도입할 때 동기냐 비동기냐 문제를 해결한 것과 2세대 이동통신도 서비스와 국내 산업육성을 조절했던 사례를 들어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통부가 없어진다면 앞으로는 네트워크 서비스와 산업이 부딪칠 때 부처간 갈등이 재현될까 무섭다"며 "다행스러운 건 통신과 방송이 묶이게 된 것"이라고 이번 인수위 결정을 평가했다.

유영환 장관은 인수위가 꾸려지고 정통부 폐지 방침이 결정되기까지 정통부의 입장을 전달할 통로가 없었던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정통부 폐지 이야기가 나돌 때 반발 조짐이 보이자 부처 이기주의라고 일각에서 주장했던 것에 대해서도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윤성규 기자 sky@ittoday.co.kr 송영록 기자 syr@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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