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인성 인턴기자] "코로나19 예방방법으로 마스크를 권고하지 않는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제임스 브래디 프레스 브리핑룸에서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대책반 위원들이 한 말이다. 지난달 29일 미국 포브스지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감염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기존에 알려진 예방법을 따른 사람들에게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들이다. 전문가들이 이 같이 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코로나 19, 마스크 그대로 통과

코로나19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19의 크기는 지름 0.1~0.2㎛(마이크로미터)다. 반면 KF94 마스크는 0.4㎛ 이상의 입자를 걸러낼 수 있다. 코로나19는 마스크를 그대로 통과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최근까지 연구에 따르면 공기 중 감염 확률은 극도로 희박하고, 주로 비말(飛沫 Droplets 침방울) 형태로 전염된다.

기침이나 재채기 한번에 5㎛ 크기의 비말이 평균 3000개 이상 나온다. 비말 핵은 지름 1~4㎛ 입자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크기만 비교하면, 5㎛의 비말은 KF94와 KF80 마스크를 통과하지 못한다.

시중의 KF94·80 마스크가 코로나19의 '비말 감염'경로를 막을 수 있는 이유이다. 마스크 자체의 기능만 본다면 코로나19의 예방책으로는 제격이다.

◆"마스크를 쓰면 얼굴을 더 자주 만지게 된다"

다른 주장도 있다. 아이오와대학교 의과대학 감염예방전문의 엘리 퍼렌서비치(Eli Perencevich) 교수는 건강한 사람은 외출할 때는 물론, 옆집에 코로나19 환자가 있어도 얼굴마스크(수술용 마스크, N95마스크 등 전부)를 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마스크를 착용해서는 안된다고 하기도 했다.

우리 중앙방역대책본부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착용한 뒤 (눈,코,입) 얼굴을 더 자주 만지게 되면서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취지로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현지시각 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대로 마스크를 쓰는 법을 모르는 사람은 안면을 더 많이 만지는 경향이 있고, 그런 행동이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스크를 사지마라!" (미국 의사의 트위터 캡쳐)

올바르지 못한 마스크 착용의 피해 뿐만 아니라 다른 주장도 있다.

한 전문가는 마스크와 비닐우산을 비교해 설명했다. 주장에 따르면 비닐우산은 물방울을 '튕겨' 내도록 설계돼 있지만 마스크는 비말을 '머금고'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고 있으면 마스크가 비말이 '젖게' 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더 증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마스크를 잘못 사용하면, 피하고자 하는 공기 중의 모든 위험 물질들을 마스크 안에 가두어 놓고 스스로를 감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마스크를 만드는 대표적인 회사 3M은 일반인이 아무리 얼굴에 밀착하게 착용해도 소량의 공기가 (마스크 틈새로) 드나드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 "마스크 벗기 전에 손 씻어야 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외출시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하고 벗는 방법'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입가에 탈착하기 전에 손을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퍼렌서비치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것만으로 감염에 안전하다는) 잘못된 보안 감각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마스크를 벗기 전에 손을 씻지 않으면, 마스크를 벗고 나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고 당부했다.

한편, 마스크 착용의 예방 효과와 달리 코로나19 의심자나 감염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추가적인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감염자나 감염 의심자, 보호자 그리고 의료인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퍼렌서비치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라고 해서 숨 쉬는 것을 통해 몸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오염된 손이 입이나 얼굴에 닿을 때, 바이러스가 들어갈 수 있다. 손을 먼저 씻지 않고는 입이나 얼굴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통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3피트(1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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