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기·프린터 제조사 제록스가 적대적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PC 업체 HP에 발행주식 전량 매입을 제안했다.

HP가 제록스의 적대적 인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50억 달러(약 18조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추진한다. (사진=CNN)
HP가 제록스의 적대적 인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50억 달러(약 18조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추진한다.
(사진=CNN)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록스는 전날 성명에서 HP 인수를 위해 HP 투자자들에게 주당 18.4달러와 0.149주식 등 모두 24달러 상당의 현금과 주식 제공을 제안했다.

2006년 한국의 KT&G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던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이 최대주주인 제록스가 이번 제안을 통해 약 10개월 전 시작한 제록스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록스는 이번 제안의 효력이 4월 21일 종료된다고 덧붙였다.

제록스는 HP를 인수하면 20억달러의 비용 절감과 10억달러 이상의 추가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록스와 HP는 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정보기술(IT) 세계에서 유사한 하드웨어를 생산하며 치열하게 생존하고 있다.

제록스의 존 비센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HP 주주들은 바로 270억달러를 손에 쥠과 동시에 회사의 성장을 통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HP는 그동안 제록스가 자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며 제록스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면서도 인수합병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HP는 제록스의 전날 제안에 대해 앞으로 영업 10일 간 검토한 후 주주들에게 가장 좋은 방안을 조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록스는 작년 5월 HP 지분 4%를 취득한 데 이어 아이칸이 직접 나서 제록스와 HP 합병을 공식 제안했으며, 양사 경영진은 작년 9월부터 공동으로 서류 검토 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양사 이해가 엇갈리며 협의에 별 진전을 보지 못하자, 제록스가 HP에 대한 강제적인 인수를 추진해왔다.

제록스는 HP 인수를 위해 시티그룹, 미즈호, BOA, 미쓰비시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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