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DLF(해외금리 파생결합상품)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DLF 사태가 곧 결론이 나는 것과 달리, 라임 사태는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관련 조사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두 사태가 기관 제재 뿐만 아니라 지주 회장들의 연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4일 정례회의를 열어 DLF 사태 관련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기관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앞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부과한 6개월 업무 일부 정지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결정한 과태료 부과 등의 제재 수위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두 은행이 받은 기관 제재와 과태료 등이 그대로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금감원 검사부서는 두 은행에 3개월 업무 일부 정지를 사전 통보했으나, 지난 1월 30일 금감원 제재심에서 일부 정지 기간이 추가로 3개월 부과되기도 했다. 또한 당시 금감원 제재심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각각 230억원과 260억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으나, 지난달 12일 금융위 증선위가 대폭 경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연임 여부도 최대 관심사다.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이미 지난 2월 3일 금감원장 전결로 중징계가 확정됐으나, 금감원은 일반적으로 개인과 기관 제재가 얽힌 경우 금융위 정례회의 후 일괄 통보한다는 관행에 따라 아직 정식통보하지는 않았다.
제재 효력은 통보를 받는 시점부터 발생한다. 이에 손 회장과 함 부회장 측은 대응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징계 이상 제재를 받을 경우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우리금융그룹은 사실상 행정소송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금융 사외이사들도 손 회장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함 부회장은 비교적 여유롭다는 평가다. 함 부회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아직 1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 함 부회장 측은 향후 사태를 지켜본 후에 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규모 환매 중단으로 물의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늦어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라산운용 사태와 관련 현장조사만 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1분기에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사례만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나머지 은행·보험·증권 등 분야별 종합검사와 부문검사는 2분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금감원의 이런 일정은 코로나19 확산 때문이다. 현장검사는 성격상 대면 접촉이 불가피하다. 현재 가급적 사람들간의 접촉을 피하는 분위기에서 대면조사 등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최근 금융사들은 코로나19로 곤혹을 겪고 있다.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이 본점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거나, 확진자가 다녀감으로 인해 일부 영업점 등을 폐쇄하기도 했다. 현재 금융권은 재택근무 비중을 늘려가는 등 비상대책을 수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의 재택근무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검사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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