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글로벌 IT 행사가 잇달아 개최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 IT 산업이 자칫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행사 개최를 취소하거나 연기를 확정한 대규모 IT 행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 미국 캘리포니아의 페이스북 F8, 싱가포르의 이엠테크(EmTech), 캐나다 토론토의 쇼피파이 개발자 행사인 유나이트(Unite) 등이다. 

지난 2015년 F8 행사에서 연설중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올해 F5 행사는 취소했다. /사진=위키미디어
지난 2015년 F8 행사에서 연설중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올해 F5 행사는 취소했다. /사진=위키미디어

지난 2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린 미국 최대의 보안 행사인 RSA 콘퍼런스 2020은 코로나19 사태로 반쪽짜리 행사가 됐다. 14개 이상의 기업들이 행사에 불참했고, 행사 둘째 날에 샌프란시스코시가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행사 진행이 사실상 마비된 것.

개최가 연기된 행사도 있다. 세계 최대의 개발개발자 행사인 GDC 2020은 오는 3월 16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올여름으로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EA 등 주요 기업들이 불참 의사를 밝히자 불가피하게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악화되자 오는 3월 13일로 예정된 글로벌 종합 콘텐츠 행사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개최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 행사는 매년 7~8만 명이 방문하는 글로벌 컨텐츠 축제로 꼽힌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 어려워졌다. 여기에 청원 사이트에 SXSW 취소를 요청하는 청원 참여가 11만명에 달하는 등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 

SXSW 주최측은 "행사가 임박한 지금, 행사 취소는 어렵다. 오스틴시 공중 보건 지침에 따라 최대한 안전한 행사가 되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구글 직원도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CNBC는 스위스 취리히에 근무하는 구글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등 사후 조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전 세계에 약 12만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처럼 상반기 주요 IT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 IT 산업이 자칫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포는 지난 2월 29일 미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미국 내 확진자는 76명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지역 사회 감염이 의심되면서 확진자 수 역시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2~4개 주에서 확산이 진행되고 있다. 보고되지 않은 감염 사례가 수백~수천 건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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