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언팩 2020에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
갤럭시 언팩 2020에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

[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을 필두로 모토로라의 '레이저', 화웨이의 '메이트Xs' 등 2세대 폴더블폰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인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양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는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의 BOE 등 세 곳이 전부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이 중심인데 세 업체만이 전 세계에서 상품성 있는 OLED의 양산이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 기술력 가장 높아…올해 600만대 생산

세 업체 중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에 이어 갤럭시Z플립까지 생산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지난해 갤럭시 폴드의 생산량은 40~50만대로 추정된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갤럭시Z플립의 출하량을 약 150만대 정도로 추정한다.

지난 17일 교보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갤럭시Z플립의 출하량을 150만대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의 2020년 폴더블폰 출하량을 600만대로 예상한다"며 "상반기 갤럭시Z플립의 물량보다 하반기에 나올 폴더블의 계획된 물량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화웨이의 메이트Xs와 모토로라의 레이저 생산량이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와 모토로라 모두 공식적인 생산량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BOE의 생산능력이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화웨이는 15만대, 샤오미와 모토로라가 20만대의 폴더블폰을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예상 생산량을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판매한 갤럭시 폴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BOE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화웨이의 메이트Xs(사진=연합뉴스)
BOE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화웨이의 메이트Xs(사진=연합뉴스)

 

BOE 수율 10% 어려워…메이트Xs·레이저 생산량↓

최근 화웨이는 메이트X의 후속작인 메이트Xs를 발표했다.

화웨이는 메이트Xs가 이전 메이트X와 디스플레이의 크기(8인치)와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같지만 두 화면을 접어서 연결하는 힌지 부분이 더 강력해 내구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또한 화웨이는 메이트Xs가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보다 성능과 배터리 수명 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아웃폴딩(밖으로 접히는) 방식의 책자형 스마트폰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에는 힘들며 메이트X의 떨어진 완성도 문제를 해결해야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Z플립의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유리 재질인 UTG(Ultra Thin Glass)를 상용화하며 기존의 플라스틱 커버가 가지는 '주름' 문제를 개선했다. 화웨이의 메이트X는 갤럭시폴드보다 주름 문제가 더 심했다. 화웨이는 해당 문제를 개선했다고 하지만 플라스틱 재질이 가지는 특성상 완전히 해결하기늠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2세대 스마트폰 시장은 대중성을 강조한 클램셸(조개껍질) 스타일의 디스플레이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과 모토로라의 레이저가 한 손에 잡히는 디자인으로 폴더블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아웃폴딩의 책자형 폴더블폰은 전화기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은 아웃폴딩보다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대중화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폴드의 노하우로 생산성 있는 수율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BOE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수율은 10%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BOE가 아웃폴딩 방식의 메이트X와 메이트Xs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상황에 고난도의 인폴딩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레이저 양산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의 업체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레노버 폴더블 노트북(사진=레노버)

 

LG디스플레이, 노트북용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폴더블폰 생산 여력 부족

삼성디스플레이와 BOE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을 때 LG디스플레이는 또 다른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1월 CES 2020에서 레노버는 폴더블 노트북 '씽크패드 X1 폴드'를 공개했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완전히 펼쳐 태블릿처럼 쓰거나 화면을 접어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 접으면 물리적 키보드가 아닌 아래 화면에 터치식 키보드가 나타난다.

제품은 LG디스플레이의 13.3인치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오는 6월 출시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폰용 디스플레이 생산은 한동안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조원대 적자를 기록했으며 재무통 정호영 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전사적인 긴축에 돌입해 폴더블 양산공장 추가 투자 여력이 없다는 이유다.

현재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2차전에 돌입했다. 휴대성을 강조한 클램셸 폴더블폰과 대화면의 폴더블 노트북 등 다양한 폼팩터가 시장에 공개됐다. 소비자 선택의 방향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사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업계 희비도 갈릴 전망이다.

지난해 이제혁 DSCC코리아 대표는 “스마트폰, 북타입, 태플릿, 키보드리스, 포터블 모니터·TV가 포터블에서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DSSC는 2022년까지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은 약 60만 개가 생산될 것이며, 96억 달러(약 11조 4000억 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