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5G 전국망 대역인 3.5㎓에서 국내 이동통신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사용 중인 LG유플러스가 28㎓ 대역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28㎓의 경우 밀리미터파(㎜Wave) 대역으로 불리는데, 회절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전파의 특징과 기술적인 문제로 현재로서는 3.5㎓ 대역과 CA(Carrier Aggregation, 주파수 묶음 기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주 이유이나 갈수록 화웨이 압박에 강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의 행보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5G 상용화 초기인 현재 3.5㎓ 대역은 LTE와 5G 네트워크를 연계하는 NSA(논스탠드얼론, 비단독모드)인데, 28㎓ 대역은 SA(스탠드얼론, 단독모드)로 자율주행 등 B2B(기업간 거래)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3년 LG유플러스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화웨이 LTE 장비를 설치한 상태로 NSA로 인한 LTE 연계를 이유로 5G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 중이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나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등 통신장비 업체들에게 28㎓ 대역 장비에 대한 RFP(Request For Proposal, 발주자가 특정 과제의 수행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시함으로써 제안자가 제안서를 작성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문서)를 아직 보내지 않았다. KT의 경우 최초 5G 장비(3.5㎓ 대역)을 제안할 때 28㎓ 대역과 함께 RFP를 넣었다. KT는 처음부터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반부터 28㎓ 대역 RFP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경우 28㎓ 대역 RFP는 화웨이를 포함한 모든 장비 업체에 발송할 예정이나 화웨이는 도입 안하는 것으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화웨이 관련해 투자하지 말라는 지시 역시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이통3사는 올해 상반기 내에 3.5㎓ 대역 SA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설치된 장비는 3.5㎓ 대역 NSA인데, 이 장비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SA로 사용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기존에 설치했던 NSA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니 3.5㎓ 대역 SA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들여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28㎓ 대역은 다르다. 통신장비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전파 특징과 기술적 문제로 인해 3.5㎓ 대역과 28㎓ 대역을 당장 묶기는 쉽지 않다”며 “추후 5G용으로 쓰일 2.1㎓ 대역 이하의 저대역과 3.5㎓ 대역인 중간 대역을 먼저 묶고, 이후 저대역과 고대역인 28㎓ 대역을 묶어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1㎓ 대역 이하의 저대역과 28㎓ 대역을 묶어서 사용해도 SA”라며 “궁극적으로는 2.1㎓ 대역 이하의 저대역과, 3.5㎓ 대역, 28㎓ 대역을 모두 묶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8㎓ 대역은 이르면 이통3사가 올해 하반기부터 설치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K텔레콤 등 이통사는 올해 상반기까지 3.5㎓ 대역 SA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라며 “28㎓ 대역의 경우 빨라야 올해 하반기부터 장비가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28㎓ 대역은 3.5㎓ 대역과 한동안 묶여 사용하지 않고, NSA가 아닌 SA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LG유플러스가 굳이 화웨이 장비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화웨이에 대한 보안 우려로 인해 국민 여론이 안좋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화웨이 장비가 저렴한 것은 맞지만 기업 이미지나 리스크 등을 이유로 LG유플러스가 그동안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보안 우려 해소를 위해 지난해 가을까지 CC(Common Criteria) 인증을 발급받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인증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화웨이 측은 “지난 7월 E&E사의 검증을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고, 현재 스페인 정부의 인증 발급 절차를 진행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발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8㎓ 대역의 경우 아직 벤더들에게 RFP를 보내지 않았고, 장비 선정에 대해서는 여러 벤더들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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