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화웨이, 미·유럽 등업고 5G 장비 전쟁 본격화
삼성 vs 화웨이, 미·유럽 등업고 5G 장비 전쟁 본격화
  • 백연식 기자
  • 승인 2020.02.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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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이통3사 중 LG유플러스만 화웨이 장비 사용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5G 글로벌 장비 시장을 두고 미국이 중국의 통신 장비 기업 화웨이를 계속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EU(유럽연합)는 자유롭게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화웨이를 껴안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상반된 시각과 함께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경쟁 구도 역시 심화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초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을 초청해 ‘5G 서밋’을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이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중국의 화웨이는 배제한 것이다. 이런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 속에 삼성전자가 5G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를 추격하며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은 미국과 달리 화웨이에 대해 제한적 허용을 하고 있다. 영국은 화웨이를 ‘고위험 공급업체’로 지정해 핵 · 군사시설 등 주요 네트워크 부문에서는 배제하고, 핵심분야가 아닌 부문에서 화웨이 장비 점유율을 35% 이하로 허용하는 조건으로 허용했다. 프랑스는 5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았으나 유럽 기업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군사·원자력 시설 등 국가 중요 시설에는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 중 LG유플러스만 5G 장비로 화웨이의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미국의 공세와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돌, 삼성전자의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 도약 속에 LG유플러스가 28㎓ 대역 등에서도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MWC 2019 현장의 화웨이 전시관 (사진=백연식 기자)
MWC 2019 현장의 화웨이 전시관 (사진=백연식 기자)

◆ 삼성·노키아·에릭슨 4월 초 美 백악관에서 5G 논의...화웨이 견제 나선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CNBC 등 외신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4월 백악관에서 5G 회의를 추진한다고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삼성전자와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경쟁업체들만 초청될 예정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G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삼성전자에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CNBC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5G 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여기에 참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예전부터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동맹국 및 우방국에게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도록 요구해온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전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여전히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기준 전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31.2%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에릭슨(25.2%), 노키아(18.9%), 삼성전자(15%)가 순위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4월 백악관에서 5G 회의를 추진하는 이유는 미국 안보동맹 중심의 ‘화웨이 배제’ 전선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올해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주요국이 본격적인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 미국의 화웨이 압박에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삼성전자'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압박 영향으로 인한 가장 큰 수혜자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미국 5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US 셀룰러’와 5G · LTE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US 셀룰러에 이동통신 장비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버라이즌·AT&T·스프린트 등 미국 3대 이통사에 이어 US셀룰러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2019년 12월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캐나다 통신장비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캐나다 통신사업자 비디오트론에 4G LTE-A·5G 통신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북미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계약을 맺은 미국 통신사들은 미국 이동통신 시장 전체 가입자의 80%를 차지한다. 삼성전자의 5G 장비 점유율 확대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5G 분야에서 화웨이의 우위를 막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삼성전자에게 호재다.
 
미국은 EU를 비롯한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 중이다. 미국은 통신장비 업체가 없기 때문에 화웨이를 제외한 해외 장비업체의 장비 사용을 권고할 수 밖에 없다. 5G 상용화 이전, 삼성전자의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은 4%도 되지 못했다. 
 
화웨이가 런던에 5G 이노베이션&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열었다 (사진=화웨이)
화웨이가 런던에 5G 이노베이션&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열었다 (사진=화웨이)

◆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영국 · 프랑스 등 유럽...실리적 · 경제적 논리 택한 듯

하지만, 보다폰·도이치텔레콤·텔레포니카 등 유럽 이동통신사는 현재 LTE 시장에서 가격경쟁력과 성능 검증을 받은 화웨이 장비를 활용하고 있어 5G 시장에서도 현실적으로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3일, 프랑스는 5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원칙적으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으나 유럽 기업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군사·원자력 시설 등 국가 중요 시설에는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5G 이동통신망 사업 과정에서 안보와 관련없는 분야에 한해 EU 회원국이 자유롭게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규정한 지침을 지난 달 29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지침은 안보 위협 문제 등으로 미국이 거래 금지 리스트에 올린 중국 화웨이 등과 EU 회원국이 자율적으로 네트워크장비 사업을 협력·제한·금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작년 5월 15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상무부는 중국 통신 장비 기업 화웨이를 비롯해 68개 중국 기업을 거래 금지 리스트에 포함시킨 적 있다.
 
특정 국가와 업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나 회원국 스스로 5G 장비 선정 리스크를 평가하고 결정하는데 방점을 두면서 사실상 화웨이에게 객관적인 경쟁 환경을 열어준 셈이다. 다만, 안보 위험성을 지닌 공급 업체는 핵심 기반 시설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제한적 조건을 명시하며 안전 조치를 마련했다.
 
지난 달 28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자국의 5G 통신 네트워크 공급망 사업에 화웨이 진입을 허용한다고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미국 정부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 자국의 5G 통신망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실리적·경제적 논리를 택한 행보로 풀이된다.
 
영국은 화웨이 장비를 전면 배제할 경우 영국의 5G 기술개발 속도가 2~3년 지연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이 5G 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참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캐나다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이 화웨이를 배제한 채 5G 서밋 등을 개최할 계획을 세우는 등 압박 수위를 더 높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MWC 2019에 전시된 화웨이 32TRx 장비 (사진=백연식 기자)
MWC 2019에 전시된 화웨이 32TRx 장비 (사진=백연식 기자)


◆ 화웨이, 즉각 입장문 발표...현실과 실리를 앞세워 정면 대응

최근 공식 성명을 발표한 화웨이는 최근 미국의 행보는 경쟁의 이유로 화웨이 사업에 타격을 가하고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화웨이는 스파이 혐의에 대해 명확한 기술적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북제재 위반 문제에 대해서도 유엔 등 국제기구 법과 규정을 준수한다며 부인했다.
 
특히 화웨이는 타사의 영업 비밀이나 기술을 도용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특허출원 현황을 공개해 지난 30년 간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2018년 말까지 미국에서 취득한 1만1152건 특허를 포함해 8만7805건 특허를 출원했으며 2015년 이후 14억 달러 이상의 라이센스 수익을 달성했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다른 회사의 특허를 합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60억 달러 이상의 로열티를 지불했으며, 이 금액의 약 80%를 미국 회사에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 측은 “오랫동안 미국 정부는 민영기업을 공격하기 위해 국가 전체의 힘을 사용해 왔다. 입법, 행정, ​​사법 또는 외교에 관계없이 모든 수단을 사용해왔고, 화웨이의 정상적인 비즈니스 운영을 방해하기 위해 여론을 뒤흔드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며 한 민영기업을 상대로 초강대국이 국가 기관을 동원해 하고 있는 이러한 공격은 역사상 거의 없었다. 화웨이에 대한 미 법무부의 새로운 기소는 이러한 캠페인의 연속이다. 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분명한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했다. 
 
◆ 미국, 반도체 공급까지 제한...규제 강화 움직임 본격화 
 
미국 정부는 해외에서 생산하는 미국 기술·소프트웨어 기반 제품을 규제하는 ‘해외 직접 생산 규정’(FDPR: Foreign Direct Product Regulation)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FDPR 수정 초안에는 미국 반도체 생산 장비를 이용하는 해외 업체가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하려면 미국 당국으로부터 수출 라이선스를 취득해야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제3국 기업이 미국 제재 대상인 화웨이에 부품을 판매하려면 미국 기술이 25% 이하로 적용되었을 때만 가능한 현재 규제를 10%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히고 있다. 이는 대만 TSMC와 같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가 화웨이·하이실리콘 등 중국 반도체 기업에 공급 제품을 사실상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스마트폰 AP 등 각종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며 생산은 대부분 TSMC가 담당한다. 즉,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화웨이에 대한 제품 공급을 원천 봉쇄해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까지 저지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정리하면, 무역갈등에 이어 안보를 명분으로 양국 간 대립이 첨예하게 이어지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첨단 ICT 산업까지 겨냥한 미국의 고강도 제재와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화웨이의 백도어(Backdoor)를 둘러싼 보안 논란이 불거지면서 세계 각국은 화웨이, ZTE 등 중국 통신장비의 5G 장비 도입을 보류하거나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IITP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도 통신장비의 보안 취약 요소와 신뢰 등 종합적인 평가 검증과 제도 확립을 통해 안보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5G 시장우위를 이어갈 수 있는 실리적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는 5G에 있어서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G는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장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보안 강화를 위해 업체들이 검증에 나설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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