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일대 한 은행. (사진=고정훈)
성수동 일대 한 은행. (사진=고정훈)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은행을 찾는 발걸음도 '뚝' 끊겼다. 확진자가 방문한 대구지역 은행들은 연달아 폐쇄된 상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 포비아'로 은행 지점을 내방하는 고객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실제로 여의도 인근 한 시중은행은 평소보다 내방객이 20~3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의 이동경로로 지목된 종로, 성수 부근 은행의 경우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명동 일대 은행 관계자는 "요즘 은행들을 돌아다녀보면 고객이 줄었다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객이 많이 몰릴 시각인 점심시간에는 30분 이상 대기하는 일이 많았지만, 요즘은 고객들이 10~15분 정도면 창구로 안내받는다"고 말했다. 

임시 폐쇄되는 지점도 생겼다. 아직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확진자가 은행과 접촉한 사례가 없어 폐쇄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대구 지역에서는 지점 폐쇄가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9일 대구 달성군 지부 폐쇄에 이어 20일에 두류지점과 성당지점, 칠성동지점 등 3곳을 추가로 폐쇄했다. 앞서 달성군 지부 직원 중 확진자가 발견됐고, 이후 이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이 있는 지점을 폐쇄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확진자와 접촉하는 등 감염 우려가 있는 직원 63명도 자가 격리 조치했다. 농협은행은 당분간 폐쇄 점포를 대체하는 영업점을 지정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은 아니지만 삼성화재도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대구 사옥을 폐쇄했다. 이 사옥에서 근무 중인 직원 170여명은 자가 격리조치 됐다. 또한 삼성생명도 대구중앙지역단 직원 중 한명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단 전체 인원을 자가 격리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대응 시나리오를 전국 영업점에 배포하거나, 영업점 폐쇄를 대비한 대체 사업장 운영 계획 등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업점 폐쇄로 인한 손실은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으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성수 일대. 방역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고정훈)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성동구 일대. 방역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고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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