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언팩 행사에 소개된 갤럭시 S20
갤럭시 언팩 행사에 소개된 갤럭시 S20

[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고사양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늘면서 '주사율’이 고성능 스마트폰의 새로운 핵심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0'을 필두로 애플, 샤오미 등이 올해 공개할 프리미엄급 스마트폰들에  90~120Hz의 주사율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주로 ▲디스플레이 해상도 ▲프로세서 성능 ▲램(RAM)과 메모리의 크기 ▲배터리의 용량 등을 봤다. 여기에 최근 일인칭슈팅게임(FPS)이나 레이싱, 액션 게임 등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주사율이 중요 포인트로 부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S20을 공개하며 120Hz의 주사율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기존 스마트폰의 주사율은 대부분 60Hz가 기본이었다.

높은 주사율→부드러운 화면 지원…게임·VR에 적합

기존에는 프로세서나 디스플레이 또는 게임 콘텐츠 수준 등의 문제로 스마트폰의 주사율이 TV나 모니터만큼 높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드웨어 성능이 상승하고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게임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90~120Hz급의 고주사율 스마트폰 생산에 대한 수요가 생기게 됐다. 

주사율에 사용되는 Hz(헤르츠)는 진동수의 단위로 1Hz는 1초에 1번의 반복 운동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60Hz는 디스플레이가 초당 뿌려주는 이미지 수가 60회라는 것을 의미한다.

갤럭시S20이 지원하는 120Hz는 그 두 배인 초당 120회를 뿌려준다. 높은 주사율일수록 더 많은 이미지를 뿌려주기 때문에 더욱 부드러운 영상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즐기는 영상 콘텐츠인 유튜브 영상은 60Hz를 기준으로 지원한다. 또한 영화는 28FPS(Frame Per Second)로 촬영된다. 초당 24개의 장면이 쏘아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60Hz의 화면에서 이런 콘텐츠를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고사양 게임에서는 문제가 달라진다. PC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60Hz의 모니터와 144Hz의 모니터 사이에서 차이가 느껴진다고 말한다. 영상의 전환이나 마우스의 움직임에서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주사율이 높을수록 FPS 중 플레이어의 사망률이 90%까지 개선된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스마트폰을 통해 고사양 게임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으며 일부 PC 게임들은 스마트폰에서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지원을 계획 중이다. 이에 따라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높은 주사율은 필수 옵션이 될 전망이다.

또한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등의 콘텐츠를 실감 나게 즐기기 위해서는 높은 주사율이 필수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콘텐츠를 즐길 때 멀미와 어지러움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VR 기기의 기본 주사율은 90Hz이며 일부 고급 제품들의 경우에는 120Hz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높은 주사율은 앱을 사용할 때 더욱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SNS나 포털 창을 움직일 때 스크롤의 끊김 현상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FPS 게임 '콜오브듀티 모바일'(사진=액티비전)

 

주사율 높을수록 하드웨어 성능 요구도 높아

갤럭시S20은 평소에는 60Hz의 주사율을 보이며 디스플레이를 최상 모드로 하면 120Hz의 주사율로 화면을 볼 수 있다. 또한 고해상도 모드에서는 60Hz로 고정된다.

이는 높은 주사율이 하드웨어 소스를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다. 주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GPU(그래픽카드), RAM 등의 성능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배터리의 소모도 많아진다. 기존의 스마트폰 대부분이 60Hz급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삼성전자의 갤럭시S20이 최초의 120Hz 주사율 스마트폰은 아니다. 2017년 출시된 게이밍폰 ‘레이저’(모토로라의 동명의 폴더블폰과는 다른 모델)는 120Hz를 지원했다. 게임에 특화된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가장 높은 주사율을 지원한 것이다.

애플의 스마트폰도 높은 주사율을 지원한다. 아이패드 프로 2세대와 아이폰X는 100Hz의 주사율을 지원한다. 높은 주사율을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앱들은 더욱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프리미엄급 모델의 경우 90Hz 이상의 주사율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과 VR 등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요구 외에도 이미 갤럭시 S20과 아이폰X 등을 통해 높은 주사율의 디스플레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낮은 주사율의 디스플레이는 불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샤오미 미10(사진=샤오미)
샤오미 미10(사진=샤오미)

또한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와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990 등 고사양 AP의 등장과 고성능 메모리, 고용량 배터리 등의 주변 부품의 개발은 높은 주사율의 스마트폰 개발을 더욱 쉽게 해준다.

출시를 앞둔 샤오미의 미10과 미10 프로는 주사율이 90HZ인 AMOLED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또한 ZTE의 중국계 브랜드 누비아(Nubia)는 144Hz의 게이밍 모니터급의 주사율을 특징으로 한 5G 게이밍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두 업체 모두 MWC 2020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문제로 행사가 취소되며 발매가 연기됐다.

또한 올해 출시될 새로운 아이폰 12(가제)에 탑재될 디스플레이도 120Hz의 주사율을 지원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과 같이 60Hz에서 120Hz로 전환이 가능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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