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차기 3대 핀테크산업협회(이하 핀테크협회) 회장 선출을 열흘 가량 앞두고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가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두 대표는 후보 등록 기간 초반에 자발적으로 신청서를 제출했을 만큼 회장직에 대한 의지가 크다. 

핀테크협회는 간편송금· 결제 산업에서 금융위원회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유일한 협회다. 정부의 육성 의지 속에 핀테크 산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차기 회장 자리의 상징성도 크다는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새 협회장은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협회 총회에서 결정된다. 기존 회장인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의 임기는 이날을 즈음해 만료될 예정이다. 앞서 김 회장은 초대 회장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에 이어 2대 회장으로 취임해 2년 가까이 협회를 이끌어 왔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왼쪽)와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왼쪽)와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

현재 두 대표의 출마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카카오페이와 데일리금융 양사 관계자는 "아직 업계에 풀지 못한 매듭이 많지 않느냐"면서 "매듭을 정부와의 대화 자리로 끌고 가 해결하겠다는 책임감으로 협회장을 맡고자 한다"고 지원 이유를 밝히고 있다. 

다른 전통적인 금융계 협회와 달리 핀테크협회는 회장에 별도의 급여가 없다. 개인이 아닌 법인을 회장사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이같은 조건에도 협회장 선거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업계의 대표성을 인정받아 업계의 애로사항과 정책건의 등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면서 입법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가명정보 활용 허용을 골자로 한 '데이터3법'이 올 초 국회 문턱을 넘은 데엔 회장사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 덕도 있다. 여야 이견이 큰 계류 법안일수록 유관 업계의 강력한 호소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업체 대표가 경영자인 동시에 실무자로 나서 정부와의 대화에서 리더십을 보일 경우 업계 신뢰를 얻을 것"이라면서 "핀테크 시장이 자립 가능한 수준에 도달함에 따라 협회도 2016년 출범 때와 달리 인지도와 명성을 갖춰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장 선출은 1·2대 회장 때와는 달리 회원사 300여곳의 투표로 결정된다. 복수 후보가 나선 게 이번이 처음인 만큼 회원사 의견을 수렴해 적임자를 뽑기로 했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거 방식도 종이 투표제도에서 전자투표 제도로 바뀌었다. 회장사 선출 안건 1개와 부회장사·이사사 등의 선출 찬반 안건 29개 등이 모바일 앱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후보 2명 가운데 누가 선출되든 차기 협회장의 첫 임무는 구성원들의 화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협회 회원사 대부분이 업력이 길지 않은 데다 총 직원 수가 한자릿 수에 그치는 곳들이 많다. 업종도 지급 결제와 자산관리부터 크라우드펀딩, P2P금융 등에 이르기까지 제각각이다. 

협회의 자문위원인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류 대표는 핀테크 업계의 위상을 높이는 데, 데일리금융은 크고 작은 업계 목소리를 청취하는 역할에 강점이 있다"며 "다양한 핀테크 업종들을 차별 없이 아우를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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