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미국 IT 거물들이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AI) 관련 정책 초안 발표를 앞두고 벨기에 브뤼셀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취임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00일 이내에 AI 정책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데 따라, 오는 19일 그 초안이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등 AI 분야의 선두주자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U가 개인정보보호법(GDPR)과 반독점법으로 미국 IT 공룡을 규제하고서 전 세계로 유사한 움직임이 번진 것처럼 EU의 새 AI 규제도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EU의 주요 기구가 밀집한 브뤼셀을 찾아 "AI를 적절히 규제할 필요가 있지만, (혁신을 억누르지 않도록) 균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나친 규제가 유럽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애플의 존 지안안드레아 인공지능 부문 수석부사장도 브뤼셀을 방문했다.

또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EU에서 AI 규제안 실무를 맡은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집행위원회(EC) 경쟁 담당 집행위원 등을 조만간 만날 예정이다.

베스타게르 위원은 AI가 현재 가장 유망한 IT 기술로 꼽히지만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면서 AI의 개인정보 보호와 차별 방지 등 이슈는 반드시 다뤄져야 하며 특히 안면인식 기술의 확대 적용은 규제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쓰이는 농약과 비료 상당수가 유럽에선 사용이 금지된 것을 언급하면서 "(AI 규제는) 위험이 있다면 규제하길 원하는 유럽적 접근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최근 AI 연구에 11억달러(1조3000억원)의 예산을 배정하는 등 지원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규제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미국 일각에선 AI에 대한 규제가 미국 IT 대기업을 겨냥한 일종의 디지털 무역장벽이란 주장도 나온다.

애플은 AI 비서 시리와 안면인식 기능인 페이스 ID 등 이미 관련 기술을 상용화했으며 구글도 검색엔진과 자율주행차 개발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