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20의 고화질 카메라
8K 영상 촬영이 가능한 갤럭시 S20의 고화질 카메라

[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다음 달 6일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의 출시를 앞두고 8K 영상 시장의 확대가 기대되고 있지만 실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 S20의 8K 영상 촬영 기술이 실제 영화를 촬영하거나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을 통해 8K 촬영을 하는 데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량으로 인해 촬영 시간에 한계가 있으며, 고정 장치가 없으면 영상이 크게 흔들리는 기술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를 발표하며 주요 기능으로 '카메라의 혁신'을 강조했다. 갤럭시 S20은 1억800만 화소 카메라와 하이브리드 광학 10배줌, 최대 100배줌 등 스마트폰으로는 믿기 힘든 높은 사양을 지원한다. 특히 갤럭시 S20은 8K 영상을 촬영할 지원한다. 이에  콘텐츠 부족으로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8K 영상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감돌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갤럭시 S20이 실제로 8K 영상의 확대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S20의 8K 영상 촬영 기술이 실제 영화를 촬영하거나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8K 영상 촬영 기능을 갤럭시 S20 시리즈 전부에 넣을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험적인 시도로는 좋은 선택이지만 8K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은 시점에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기술을 S20이나 S20+ 같은 기본 모델에 넣은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갤럭시 S20 후방 카메라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소개된 갤럭시 S20의 후방 카메라

 

"S20 8K 영상 최대 5분만 녹화 가능"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용 리뷰 매체인 삼모바일(SAM Mobile)은 "8K 비디오 녹화에는 많은 처리 능력이 요구될 것이며 이에 갤럭시 S20은 최대 5분만 녹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S20으로 1분 동안 촬영한 8K 동영상의 파일 크기는 600MB에 육박한다. 전작인 S10+의 4K 영상이 1분에 340MB 정도로 약 2배의 차이가 난다. 8K는 4K 영상의 4배에 달하는 픽셀을 가지고 있다. 이에 600MB만 사용하는 것은 효율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삼모바일은 “여전히 상당히 큰 양(데이터)이고, 8K 비디오 녹화에는 많은 처리 능력이 요구될 것”이라며 “갤럭시 S20은 비디오당 최대 5분밖에 녹화 못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분에 600MB면, 5분 영상은 3GB의 용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용량이 커지면 프로세서 처리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갤럭시 S20 울트라의 경우 최신 모바일 프로세스인 퀄컴 스냅드래곤 865와 12GB 고용량 램(RAM), 256GB의 기본 저장용량을 탑재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65에 탑재된 스펙트라480 ISP(이미지 신호 프로세서)로 1초에 2기가픽셀 상당의 사진을 다룬다고 밝혔다. 이미지 처리 성능을 활용하기 위해 동작 속도도 개선됐다.

갤럭시 S20 울트라에 탑재된 부품의 성능이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좋지만 아직 고용량의 영상을 처리하기에는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최대 512GB의 저장공간과 최대 1TB의 마이크로SD 카드를 지원해 영상을 저장하는 용량 자체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번 촬영 한계가 5분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8K를 통해 한 시간 촬영을 해도 36GB의 저장공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8K 비디오 안정화 제공되지 않아"

촬영 시간의 한계 외에도 8K 촬영에는 떨림 보정이 없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 버지(The Verge)는 “8K에는 비디오 안정화(video stabilization)가 제공되지 않는다고 회사(삼성전자) 측은 말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 A5 2017년형에도 비디오 안정화가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폰아레나는 갤럭시A5 2017년형이 4K 비디오 레코딩 옵션이 부족할 뿐 아니라, 비디오 안정화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갤럭시A5 2017년형의 경우 작은 움직임이 비디오 촬영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걸으면서 촬영할 경우 영상이 몹시 흔들린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에 슈퍼 스테디(Super Steady) 모드는 기존 손떨림 방지뿐 아니라 회전 방지 기능과 인공지능 기반 모션 분석 기능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 버지 등의 외신에 따르면 8K 영상 촬영에는 이런 소프트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2020년형 ‘QLED 8K TV’(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2020년형 ‘QLED 8K TV’(사진=삼성전자)

 

8K TV 출시되고 있으나 인프라는 아직도 부족해

전문가들은 8K 영상 기술이 조금씩 발달하고 있지만 아직 8K가 본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샤프 등 일부 제조사가 8K TV를 공개했지만 아직 이를 위한 8K 콘텐츠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8K 콘텐츠 제작을 위한 8K를 지원하는 카메라도 찾기 어렵다. 8K 영상 촬영 장비는 영화 전문 카메라 제조업체인 레드에서 출시한 8K VV 브레인이 대표적인데 가격이 5만4000달러(약 6500만원)에 달한다.

8K TV에서 8K 해상도 미만의 콘텐츠를 재생하면 화질 열화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TV 제조사들은 다양한 '업스케일링(화질이 떨어지는 동영상 콘텐츠를 화질이 좋아 보이도록 보정해주는 기술)' 기술을 TV에 도입하고 있지만, 순수 8K 콘텐츠의 화질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S20의 8K 영상 촬영 기능 탑재가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력을 충분히 보여주기는 했지만 ‘갤럭시 폴드’와 같이 시험적인 모델이나 ‘갤럭시 S20 울트라’와 같은 초고사양 모델이 아닌, ‘갤럭시 S20’과 ‘S20+’ 등 대중적인 모델에는 과한 옵션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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