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5G 이동통신보다 10배 이상 빠른 6G 통신을 실현하기 위해 관민(官民)연구회를 발족했다. 이 관민연구회는 총무성 직속 기관으로 오는 6월까지 6G 기술 성능, 상용화 시점 및 정책 지원 등을 포함한 종합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5G에 이은  6G 선점 전쟁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2030년경 통신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6G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중국 정부도 지난해 11월 6G 연구를 담당하는 2개의 기관을 발족했다.

지난해 4월 스마트폰을 통한 5G가 상용화가 시작된지 1년도 안 돼 세계 각국에서 벌써부터 6G가 연구 및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LTE의 경우 2011년 상용화됐고, 5G는 사실상 올해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LTE에서 5G로 넘어가기까지 8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에 아직 5G 상용화 초기에 6G를 언급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6G 표준 기술 등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도쿄대 총장(고노카미 마코토)을 좌장으로 NTT도코모, 도시바 등 IT업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6G 관민연구회를 발족했다. 일본의 이런 행보는 한국·미국·중국 대비 5G 상용화 경쟁에서는 뒤처졌지만 6G 시장에서는 기술·특허·표준화 등을 선점해 기기·SW 관련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6G 관련 단말기·장비 제조는 물론 파생되는 新(신)기술·제품·서비스 시장을 선점해 차세대 산업 생태계를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이미지=SPECTRUM)
(이미지=SPECTRUM)

◆ 이미 세계 각국의 6G 기술 개발 움직임 시작됐다

지난해 4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G 인터넷 기술의 조기 실현에 대한 기대를 트위터에 언급하며 반드시 6G 선도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이미 2018년 6G 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의 경우 과학기술부·발전개혁위원회·교육부·공업정보화부·중국과학원회 등이 협력해 ‘국가 6G 기술 연구 업무 개시 선포식’을 개최(2019년 11월)하며 국가 주도 6G 연구개발을 공식화했다.
 
핀란드는 2018년 3월부터 향후 8년 동안 약 3000억 원을 투자하는 세계 최초 6G 플래그십 프로젝트 사업 ‘6Genesis(6G-Enabled Wireless Smart Society & Ecosystem)’를 오울루 대학교가 주관한다.
 
국제표준화 기관인 ITU-R(국제전기통신연합-Radio)도 올해 6G 표준화 절차에 착수해 비전 수립, 요구사항 정의, 기술 제안, 기술 검증 등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 세계 최초 5G 이어 6G도 안놓친다...우리나라 6G 연구 출범 
 
우리나라 정부도 중장기 6G 연구개발 사업 공청회 개최를 작년 7월 개최하고, 6G 연구개발 사업 기술성 평가의 예타 통과(2019년 10월) 등 다가올 6G 시대로의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 민·관이 9760억 원을 투입해 2021년부터 6G 연구개발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며 세계 최초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8년으로 상정했다.
 
아울러 선제적인 6G 연구개발을 통해 무라타, 스카이웍스 등 일본·미국 기업으로부터 수입하는 무선(RF) 부품을 국산화하는 등 통신 산업 자립도를 높일 방침이다.
 
우리나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시한 6G 6대 성능 비전(KPI)은 초성능·초대역·초공간·초정밀·초지능·초현실 이다. 최대 전송속도 1Tbps, 체감전송속도 1Gbps, 지연시간 0.1밀리세컨드(0.0001초), 지상 10km에서도 시속 100km 지원, 오감 인지 기반 몰입형 미디어,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네트워크가 목표다.
 
삼성전자·LG전자·KT․SK텔레콤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중심으로 2019년 초부터 6G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 투자가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R&D 전담 조직인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작년 6월 신설하며 6G 연구팀을 비롯한 선행 솔루션팀, 표준연구팀 등을 구성했다. LG전자는 카이스트와 함께 6G 연구센터를 작년 1월 설립해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서울대 뉴미디어 통신 공동연구소와 6G 통신 공동연구 및 자율주행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작년 6월 체결했다. 비슷한 시기, SK텔레콤 역시 핀란드 네트워크 장비 업체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과 각각 5G 고도화와 6G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협력했다.
 
3GPP 5G 표준 로드맵 (이미지=에릭슨, 편집=백연식 기자)
3GPP 5G 표준 로드맵 (이미지=에릭슨, 편집=백연식 기자)

◆ 우리 정부와 업계 "6G 준비해야" vs 일각 마케팅 차원이라는 시각도

6G 시대에는 사람과 사물·공간·데이터 등 사회 전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만물지능인터넷(AIoE: Ambient IoE) 사회가 도래하며 새로운 통신 혁명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에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은 5G 서비스 확산·상용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6G 연구개발에 착수하며 조기 대응하고 있다.
 
LTE 상용화 다음해인 2012년부터 5G 통신 비전 수립을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6G를 준비하는 것은 결코 이르지 않다는 것이 우리나라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우리나라가 작년 평창 올림픽에서 5G를 시범서비스하고 평창 규격을 만들어 80% 이상을 3GPP 표준에 반영시킨 것처럼 6G 역시 미리 나서야 시장을 주도하고 선점한다는 것이다. 6G 연구를 지금 시작해야 6G 역시 5G처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상용화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간표준화기구인 3GPP의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2월 NSA(논스탠드얼론) 1차 표준이 마련된 데 이어 작년 6월 NSA 2차 표준 및 SA(스탠드얼론) 1차 표준인 릴리즈 15 (5G 표준 개발 단계)가 완성됐다. SA 2차 표준을 포함한 릴리즈 16(5G 표준 완성 단계)는 현재 진행 중이고, 올해 상반기에 완료된다. ITU의 5G 표준 최종 승인은 2020년 하반기다. 다시 말해 5G 표준은 현재 진행 중인 상태다. 5G가 진정한 서비스를 위해 전국 어디에서도 터지는 커버리지를 갖추려면 일러야 2022년은 돼야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5G의 정의를 예로 들면 속도의 경우 20Gbps인데 6G는 100Gbps인지, 200Gbps인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6G 도입 시기는 빨라야 2026년인데, 이보다 늦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5G가 마지막 통신세대 일수도 있다”며 “이동통신의 속도가 빨라지기 위해서는 차선(주파수)을 늘리거나 차량의 적재량(코덱 기술)을 늘려야 하는데 둘 다 쉽지 않다. 5G도 남아있는 주파수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지금 6G를 언급하는 것은 실체가 없는 것을 이미지를 위해 포장하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5G를 먼저 연구하고 5G 시범 서비스 등을 진행함으로써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며 “중국과의 세계 특허 및 기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지금부터 6G를 준비해야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6G의 경우 상용화가 한참 남았지만, 기술 개발은 이제 시작돼야 한다”며 “아직 6G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안잡혔을때 빨리 선행 기술 개발과 표준화에 참여해야 나중에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