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전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주요 제조사인 애플·화웨이·삼성 간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통한다. 특히 주요 스마트폰 생산 거점과 다양한 스마트폰 부품 공장이 중국에 몰려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애플과 화웨이의 1분기 스마트폰 생산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 시설은 중국에 몰려있지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 시설은 베트남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있는 부품 공장의 영향으로 삼성전자도 일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애플과 화웨이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된다.

 

트렌드포스 12%↓·카날리스 50%↓·IDC 30%↓ 예상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 전망치를 전년보다 12% 떨어진 2억7500만대로 예측했다. 이는 5년 만에 최저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생산이 이렇게 떨어질 요인으로 ▲스마트폰 산업의 노동집약적 성격 ▲중국의 2월 10일까지 업무 재개 지연 ▲인구 이동 통제 ▲대중의 구매 의욕 감소 등을 꼽았다. 특히 작업 재개가 지연되며 직원 수익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요 부품의 월별 납품이 늦어져 스마트폰 생산 진척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1분기는 전통적으로 스마트폰 생산량이 줄어드는 시기이며 제조업체들이 중국의 설 전에 재고를 유지해 생산량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카날리스는 중국이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 개최를 금지하고 있어 스마트폰 제조사의 신제품 출시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예측했다.

IDC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3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 해외·中 시장 모두 위기…애플, 아이폰9 생산 차질 우려

트렌드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여파로 화웨이와 애플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화웨이는 지속적으로 미국 트럼프 정부의 견제를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형 모델에 구글 맵 서비스도 장착하지 못하고 있어 해외 판매량을 낮추고 있다. 중국 시장에 집중을 해야만 하는 입장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진은 화웨이에 큰 손실을 입힐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모두 손실을 입은 화웨이의 1분기 생산량은 4억250만대로 기존 전망치보다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단기적으로 중국내 노동력 재개의 불확실성과 새로운 아이폰 생산에 관련된 특정 핵심 부품의 공급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위기를 맞았다. 애플의 위탁생산 업체인 폭스콘은 현재 일부 공장만 생산을 재개했다. 애플은 중국 매장의 휴업기간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재개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 10일 폭스콘은 중국 하남성 주요 공장에 대한 중국정부의 공장재개 승인을 받았으나 광동성 선전시의 공장의 재가동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중국 내 생산 중지는 곧 출시될 저가형 아이폰9(SE2)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트렌드포스는 1분기 아이폰 생산 전망치를 4550만대에서 4100만대로 약 10% 낮췄다.

반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선두인 삼성전자는 주요 생산 거점이 베트남에 있으며 중국 현지에서 시장 점유율이 2%로 낮아 이번 코로나19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부품을 중국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일부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트렌드포스는 1분기 생산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보다 3% 감소한 7150만대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사진=삼성전자)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