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인성 인턴기자] 지난해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 불명의 집단 폐렴이 발생했다. 오늘 12일까지 중국 내 사망자는 1000명이 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이후 여섯 번째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공식명칭 '코로나19'에 대한 얘기다.

12일 국내환자는 총 28명, 4명이 퇴원했다. 아직 사망자 없다. 그러나 대중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아직 코로나19가 어떤 녀석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정체를 완벽히 파악하는 데는 아마 한참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 상황에서 드러난 과학적 사실만으로 이 바이러스를 알아보자.

코로나19의 진원지와 숙주

박쥐(왼쪽), 천산갑.

지난 1월 세계적인 의학저널 '란셋'에 논문 한 편이 공개됐다. '코로나19' 감염자 41명에 대한 중국 의료진의 분석 결과로, 우선 전원에게서 폐럼 증상이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발열이나 기침, 근육통이나 깊은 피로감 등이다. 발병 후 8일이 지나 절반 이상이 호흡 관란에 빠졌고, 6명이 치료 중 사망했다. 바이러스 복제를 방지하는 항바이러스제,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을 막는 항생제, 염증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를 등 여러 약품을 긴급 처방했으나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순 없었다.

코로나19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을까. 가장 유력한 진원지는 중국 우한시에 위치한 수산시장이다. 우한시 수산시장은 이름만 '수산'시장일 뿐, 온갖 종류의 야생동물이 거래되는 곳이다. 공개된 확진 날짜와 수산시장 방문 여부를 비교해보면 시장에서 감염자가 많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숙주는 무엇일까.

전염병 전문가 대니얼 루시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SS)가 발행하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야생동물로부터 유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숙주는 박쥐, 중간숙주로 천산갑이 대두되고 있다.

천산갑은 등껍질을 가진 멸종위기 포유류다. 천산갑의 비늘은 관절염, 생리통, 피부병의 치료제로 사용되고있다. 때문에 충국 내 밀매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편에 속한다.

코로나19는 메르스보다 사스와 더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파 속도로만 보면 사스보다 빠르다. 8개월 동안 중국에서 사스로 발생한 사망자 수를 3주 만에 넘어섰다. 사스 발생 당시에는 사향고양이와 접촉을 피하라 했고, 메르스 때는 낙타를 조심하라고 했다. 둘은 각 전염병의 중간 숙주에 불과했다. 두 전염병의 시작은 모두 박쥐였다. 

 

백신개발은 언제쯤

우리는 바이러스가 나타날 때마다 백신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하는데, 이 과정이 절대 쉽지 않다. 백신을 만들려면 최소 수 개월에서 수 년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인체에 쓰이는 치료제나 백신은 착수 이후 항원·항체 개발, 동물실험, 안정성·독성 평가, 임상 시험 1~3상 등 거쳐야 할 단계가 많다.

그 사이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킨다. 특히 자체 복구시스템을 갖춘 DNA바이러스와 달리 RNA바이러스는 오류가 발생해도 수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다.

왼쪽부터)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스의 코로나바이러스, 현미경으로 촬영한 메르스의 코로나바이러스 , 현미경으로 촬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미경.
왼쪽부터)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스의 코로나바이러스, 현미경으로 촬영한 메르스의 코로나바이러스 , 현미경으로 촬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미경.

이미 몇몇 코로나19는 여러 차례 변이 과정을 거쳤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치료제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5년전 예견된 코로나19

2015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매우 중요한 논문이 발표됐다. 박쥐 사이에서 돌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와 유사한 형태로 인간에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박쥐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를 추출해 돌연변이를 만들었고, 그 결과를 쥐에 접종해 감염시켰다. 다음에는 현재 보유한 치료제를 투여해봤는데, 소용없는 경우가 생겼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런 경우를 꾸준히 반복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사스와 비슷한 전염병이 다시 인류에게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확인했으니, 이제 우리는 사전에 조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개선된 치료제를 열심히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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