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쿠팡의 나스닥 상장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추가 자본 유치를 위한 방법으로 상장을 택했다는 관측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나스닥 상장설이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속적으로 쿠팡의 소식통을 인용하며 쿠팡이 내년 나스닥 상장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쿠팡의 기업가치는 2018년 말 기준으로 약 1조4500억원으로 평가된다.
쿠팡이 글로벌 재무통을 잇따라 영입한 것도 나스닥 상장과 무관치 않은 행보라는 분석이다. 쿠팡은 최근 HL 로저스 전 밀리콤 부사장을 경영관리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국제 로펌 시들리 오스틴에서 파트너, 글로벌 통신 기업 밀리콤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월마트 부사장을 지낸 제이 조르겐센을 최고법률책임자 겸 최고윤리경영책임자(CCO)로, 10월에는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쿠팡의 지주사인 쿠팡LLC 이사회 멤버로 선임했다. 케빈 워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의장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는 거물급 인사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나이키와 월마트를 거친 재무 전문가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영입했으며 12월에는 한국, 미국, 유럽 회사에서 CFO로 활동한 25년 경력의 알베르토 포나로를 신임 최고재무관리자(CFO)를 영입했다.
나스닥은 국내보다 규모가 크고 벤처기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에 쿠팡을 비롯 글로벌 스타트업들에게는 꿈의 시장으로 통한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5월 차량호출 업체로 잘 알려진 우버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나,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적자가 계속되며 상장 4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절반로 내려앉기도 했다. 이에 우버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국내서만 해도 고전하던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이츠'를 접었다.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는 아예 나스닥 입성조차 실패했다. 수익성 대비 높은 적자폭이 그 이유였다.
두 기업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한화 약 1조원)을 넘어선 기업이었다. 이른바 '미노타우로스 기업'으로 추정 가치가 아닌 실제 1조원을 넘는 자금을 조달한 기업이다. 그럼에도 수익성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수익모델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할 경우 쿠팡의 나스닥 상장 전망이 밝지 만은 않은 이유다.
◆계속되는 투자... 쿠팡의 수익모델은?
쿠팡도 미노타우로스 기업 중 하나다. 소프트뱅크로부터 30억달러가 넘은 투자를 받았다. 쿠팡은 로켓배송, 즉 직매입직배송이라는 사업 구조로 막대한 운영비가 들어간다. 비용 때문에 티몬은 직매입을 도입했다 중지했으며,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은 서울 및 경기‧인천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한 정도다. 하지만 쿠팡은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전국 단위의 로켓배송 인프라를 갖춘데 이어 대구에 10만평 규모의 최첨단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나선 상태다. 투자비용은 약 3200억원에 달한다.
이 물류센터는 AI·로봇을 통한 물류시스템 고도화, 자율주행 배송 도입까지 염두해 둔 풀필먼트 센터(Fulfillment Center)다. 고객의 주문부터 물품을 찾아 포장하고 배송하는 모든 프로세스가 가능한 곳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물류를 꽉 잡은 아마존닷컴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풀필먼트는 아마존의 수익원이기도 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쿠팡이 나스닥 상장을 위해 풀필먼트를 새로운 수익모델로 삼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계속해서 팽창 중이나 곧 4~5개 기업 정도로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며 "쿠팡이 그 기업 중 하나가 될 지는 추가 자본 확보 여하에 달려 있다"고 봤다. 이어 "쿠팡이츠나 핀테크 등 신사업도 있으나 아직은 작은 규모"라며 "그동안 준비해 온 풀필먼트에서 승부수를 보지 않을까 본다"고 덧붙였다.
쿠팡 측은 "이커머스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라며 "물류와 상품가지수(셀렉션)에 대한 투자는 한계를 두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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