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르나 확산에 ICT 업계 '전전긍긍'... 영향 총정리
신종 코르나 확산에 ICT 업계 '전전긍긍'... 영향 총정리
  • 백연식 기자
  • 승인 2020.02.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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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반도체, PC 및 노트북 등 모두 위기... "범부처 차원 대응 필요"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글로벌 ICI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2월 말 열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가 직격탄을 맞았다.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의 참가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국내에서도 LG전자가 전시 참가를 취소했고, SK텔레콤은 최소한의 규모로 전시인원을 꾸리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기존 전망대비 2% 가량(3000만대) 감소한 약 14억700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시장조사업체의 전망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가까운 데다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ICT 산업 전체가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갈수록 사태가 심각해지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ICT 업계에 미칠 영향을 정리해봤다.

 
리커창 중국 총리, 우한 현지 병원 방문 (사진=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 우한 현지 병원 방문 (사진=연합뉴스)

 

우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 거점... 글로벌 공급망 타격 등 리스크 확대

우선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지연될 전망이다. 중국은 2025년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국가 주도하에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반도체 육성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우한에는 중국 대표 낸드플래시 생산업체인 YMTC와 노어플래시 생산업체인 XMC가 위치해 있는데 춘절 연휴 기간이 연장되면서 설비 납품, 출입 통제로 인해 공장 운영 여건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특히 2016년 말 후베이성에 240억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3D 낸드플래시 공장을 착공한 YMTC는 2019년 64단 양산에 이어 올해는 128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었으나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아직 YMTC와 XMC의 생산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단기간 내 중국 및 세계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기술개발과 신규 생산라인 증설이 지연되면서 중국의 반도체 산업 굴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지=IITP 보고서
이미지=IITP 보고서

 

 
중국 제조 설비 가동 중단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잠재적 위협 야기
 
세계 반도체 수요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생산 공장, 제조 설비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부품 수급 차질 등 글로벌 공급망에 잠재적 위협이 야기된다. 세계 공장으로 불릴 만큼 각종 전자기기 제조설비가 집중되어 있는 중국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약 53%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뿐만 아니라 상하이, 장쑤성, 광둥성 등 17개성과 직할시까지 기업 연휴기간을 연장하면서 해당 지역 공장의 조업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울러 교통 통제와 검역 강화 등으로 물류·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반도체 업체, 소재·부품사, 완제품 업체, 유통사 등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과거 사스 사태와 달리 중국의 경제 비중이 높아졌으며 글로벌 공급망의 주역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영향은 불가피하다.
 
반도체 시장 회복 지연도 전망된다. 2019년 하반기부터 메모리 재고 감소, 가격 하락세가 일정 수준으로 정상화되며 기대감이 나타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안 요소로 작용 가능하다. 중국 현지 공장의 휴업 연장과 인력 확보 어려움에 따른 생산·공급 차질 등 예상치 못한 시장 리스크가 나타나면서 반도체 시장 개선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이제 막 반등하기 시작했으며 가속도 붙은 5G 투자 등 반도체 시장 호재와 맞물려 단시간 내 역성장세로 돌아서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계도 상황을 주시하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최소 인력으로 중국 현지 공장을 가동하면서 부품 수급과 긴급 상황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플랜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DRAM 가격 소폭 반등, 메모리 재고 감소 등으로 연초 반도체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며 국내 업계도 실적 개선 등 낙관적 전망이 이어진 가운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반도체 수출국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중국 화웨이·비보 등 주요 업체에 메모리반도체·통신칩·이미지센서 등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생산 라인 중단 시 공정 과정 특성 상 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중국 내 삼성전자(시안·쑤저우)과 SK하이닉스(우시·충칭) 등 반도체 공장은 최소 인력으로 탄력적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가전·자동차·배터리 등 전방위적으로 중국 내 생산 시설 중단이 이어지고 있으며 도시 간 교통 봉쇄까지 더해져 물류 여건이 악화될 경우 부품 수급과 조달 문제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도 스마트폰·가전제품 생산에 필요한 일부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수급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LG전자 등 주요 기업은 중국 공급망을 긴급점검하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조달·수출 국가 다변화 등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표=IITP 보고서
표=IITP 보고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지연,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출하량 감소, 성장 둔화에 무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존 전망대비 2% 가량(3000만대) 감소한 약 14억70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SA는 5G 상용화 확산 등으로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9년 대비 2∼3% 성장한 15억대 수준에 달하며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반등이 예상된다.
 
SA는 세계 스마트폰 제조 7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검역 강화와 여행 제한 여파로 생산 인력 감소, 공장 운영 중단, 물류·조달 지연 등이 발생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 등 주요 제조사의 리스크 부담이 커지는 중국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5% 감소하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까지 설비 가동 중단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화웨이는 지난 달 28일부터 중국 전역 매장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애플 역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폭스콘 등 주요 공급 업체의 부품 수급 차질, 중국 매출 하락 우려, 3월 신제품 발표 지연 등이 시장 불안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후베이성 인근인 허난성과 남부 광둥성에 밀집해 있는 애플 제조 공장이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일부 생산시설을 2월 10일까지 중단한 상태이며 애플 역시 지난 9일까지 중국 본토 모든 공식 매장을 임시 폐장한다고 공지했다.
 
애플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 중국에서 부품 조달 차질, 소비 심리 위축 등이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경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 전문 분석 증권사인 TF인터내셔널증권과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불확실성과 소비자 신뢰도 문제 등으로 올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3600만대∼4000만 대로 예측했다.
 
또한 나인투파이브맥 등 IT전문매체는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2(가칭)의 3월 출시를 목표로 2월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아이폰 제조 공급망이 영향을 받으면서 출시 일정이 불투명할 것으로 보도한 적 있다. 일각에서는 애플 부품을 생산하는 폭스콘이 자체 비상 대책을 마련하고 애플 역시 부품 조립 라인을 이중(dual-sourcing)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폭스콘은 인도 공장의 생산 물량을 확대하는 등 생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기업 당장 영향은 미미하나 사태 장기화 대비 필요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의 경우 중국 내 스마트폰 공장을 폐쇄하면서 당장의 피해나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이미 지난 2018년 12월 중국 톈진 공장을 철수했으며 2019년 10월 후이저우 공장도 폐쇄해 생산 물량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에 오픈한 유일한 플래그십 매장 운영 역시 2월 9일까지 중단했다.
 
11일(현지시간) 언팩을 통해 공개를 앞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 갤럭시 Z 플립 등 프리미엄 제품은 주요 생산 기지가 인도·베트남에 위치해 있어 안정적 공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 기업으로부터 셀·패널 등 부품을 공급받는 인도·베트남 생산시설에서 부품 조달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올해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약 3000만 대를 중국에서 ODM(생산자개발방식)으로 생산하려던 계획이 영향을 받는 등 부분적인 타격 가능성은 존재한다. 중국 ODM 업체의 생산 기지가 비교적 우한과 가까운 우시·시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들 조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네트워크 장비는 5G 투자 등으로 성장세 이어질 전망...PC·노트북은 위축 우려 
 
5G 상용화와 맞물려 장비 업계의 투자가 활기를 띠면서 중국 내 생산 차질, 5G 투자 수요 위축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부정적 요인을 상쇄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국내 대다수 네트워크 장비 업체는 우리나라와 베트남에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피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위치한 화웨이·ZTE(심천), 노키아(상하이)·에릭슨(북경) 등은 영향권에 위치하지만 현재 큰 타격은 없는 상황이며 사태가 확산될 경우 투자 부담 등 리스크가 나타날 전망이다. 아울러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 등 주요 통신사가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기지국 구축에 나설 계획인 바, 사태 장기화 시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다만, PC·노트북의 경우 중국 현지 생산라인 차질 및 부품 수급 문제로 이어지며 시장이 위축될 전망이다.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최대 성수기로 불리는 1분기 PC·노트북 시장은 이번 사태로 그래픽카드·메인보드 등 주요 부품의 재고 부족이 우려되며 시장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춘절 연휴를 대비해 재고를 확보해두었지만 예상치 못한 사태로 연휴기간이 늘어나면서 물량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PC·노트북 핵심 부품 제조 공장이 중국에 집중해 있어, 주요 도시 간, 국가 간 바이러스 확산 차단 조치에 따른 부품 수급에 비상이다. 게다가 DRAM 모듈과 SSD 등 PC용 메모리 저장장치 가격도 상승세를 그리면서 전반적으로 PC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 국내외 주요 업체들은 중국 생산 시설과 정보를 공유하며 생산 재개 시점을 파악하는 한편 성수기 재고 관리에 집중하며 이번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확산 철저히 차단하며 피해 최소화할 범국가적 노력 필요
 
워릭 매키빈, 호주국립대 경제학 교수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 피해규모가 최대 1600억달러(한화 약 19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03년 사스 사태 당시 세계 경제 피해규모인 400억달러(한화 약 48조원) 대비 4배 규모다.
 
우리 정부도 이번 사태 엄중함을 인지하고 현장 점검과 소통, 파급영향 등을 신속하게 논의하며 다양한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국가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다수의 중소기업 진출해 있어 직·간접적, 장·단기적으로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과거 사스·메르스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선제적이며 신속하고 정확하게 시장안정조치를 단행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IITP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며 극복할 수 있는 부품공급 이원화, 소상공인 자금 지원 등 세부적인 정책 지원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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