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을 상대로 특허 이용료를 지불하라는 소송을 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는 전날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버라이즌이 라우터와 스위치, 기업용 서비스 등에 자사의 특허 기술을 통신망에 이용하고 있다며 특허료를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버라이즌은 화웨이의 고객사가 아니다.

화웨이의 최고법무책임자(CLO) 송류핑(宋柳平)은 버라이즌이 "화웨이가 수년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개발한 특허 기술로 혜택을 봤다"고 주장했다. 다만 화웨이는 특허들의 금전적 가치를 특정하지 않은 채 소송에서 보상액이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해부터 버라이즌이 면허 없이 자사 특허를 쓰고 있다며 특허료를 요구해왔다. 소장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달까지 미국에서 수차례 만나 협상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버라이즌은 화웨이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회사는 화웨이의 소송이 "홍보 쇼"라며 "우리 회사와 전체 정보기술(IT) 생태계에 대한 기습공격"이라고 주장했다면서 "화웨이의 진짜 표적은 버라이즌이 아니라 자신을 거부하는 모든 국가와 회사"라고 덧붙였다.

WSJ은 이번 소송이 미국 정부와 화웨이 간 긴장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미 정부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자국에서 화웨이의 통신장비 판매를 금지한 데 이어 동맹국들에도 화웨이 장비를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망에 쓰지 말라고 종용하고 있다.

화웨이는 앞서 지난해에도 미 정부를 상대로 정부기관이 화웨이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를 막기 위해 소송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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