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 채굴기 제조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반으로 주는 반감기가 오는 5월로 다가오면서 채굴기 수요가 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공급량을 맞출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채굴기 공급 문제가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중국 2위 비트코인 채굴기 업체 가나안 관계자는 “채굴업자들은 현재 수준의 컴퓨팅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지만 새 채굴기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또 다른 채굴기 제조업체 관계자는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업체들이 광둥성에 있는 동관, 선전 등 도시에 공장을 두고 있어 대부분의 채굴기 제조업체들이 영향권에 속하게 됐다”며 “오는 10일까지 연장 휴가에 돌입하면서 생산 라인 가동이 당분간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전 세계 채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이 보이고 있다. 채굴기를 생산하는 비트메인, 가나안 등 대형 업체들 역시 중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에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이 장기전에 들어가면 채굴기를 유지·보수하고 납품하는 기간과 비트코인 반감기가 겹치게 돼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거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편 업계에선 채굴기 유통 지연이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거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은철 비트퓨리 한국지사장은 “중국에서 채굴하는 양이 많기는 하지만 미국, 캐나다, 카자흐스탄 등 지역에도 채굴자가 많기 때문에 문제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신종 코로나 이슈 전후로 봐도 해시율이 크게 떨어지진 않았고 비트코인 가격도 최근 꽤 올라왔기 때문에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해시율 정보 제공 사이트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중국 내 확진자가 증가하기 시작한 1월 24일부터 현재까지 평균 해시율은 110EH/s 대에서 큰 낙폭 없이 움직이고 있다. 평균 해시율은 지난 15일 100EH/s를 돌파한 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해시율은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해시율이 높다는 것은 더 많은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채굴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장은 이어 “해시율이 올라가면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가격이 올라가면 해시율이 올라가고 가격이 떨어지면 해시율이 떨어지는 구조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 변동과 관련해서는 채굴기보다 반감기 전후의 시장 움직임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마이닝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비트메인이나 가나안 등에서 생산한 채굴기를 실어 날라야 하긴 하는데 유통 통로가 모두 막히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며 “인접국인 중앙아시아나 몽골 등지로 유통하는데 약간의 불편함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비트코인 가격과는 크게 상관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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