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유무선 이동통신 시장은 지금까지의 변화와는 다른 혹독한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이은 KT의 KTF 인수 작업, 이런 와중에 LG그룹 이통 3사(LGT, LG데이콤-LG파워콤)의 반발과 SKT, KT와의 빅딜 등 수많은 빅 이벤트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무선 경계가 무너지고 통신과 방송의 융합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시장의 경쟁구도는 2강 1약으로 굳어지면서 수많은 경합 상품들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유무선통신시장의 경쟁 구도가 그룹사간 대결로 압축, 한판 진검 승부가 예상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SKT(대표 김신배 www.sktelecom.com), KTF(대표 조영주 www.ktf.com), LGT(대표 정일재 www.lgtelecom.com)간의 경쟁 구도와 KT(대표 남중수 www.kt.co.kr), 하나로텔레콤(대표 박병무 www.hanaro.com), LG데이콤-LG파워콤간의 경쟁 구도였다.

하나로 인수로 시너지 극대화

지난해 막판 관계사간 결합상품과 요금인하 경쟁은 결국 전격적인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는 곧 KT의 KTF 인수를 기정사실화하는 게기가 됐다. 또 SKT-하나로텔레콤, KT-KTF의 합병은 LG그룹이 이동통신시장에서 발을 빼지 않는 이상 관계사들인 LGT, LG데이콤, LG파워콤의 합병 수순을 부채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동통신시장의 재편은 최근 국회에서 법안 수립이 확정된 IPTV를 통해 방송과 통신 시장은 물론 광고, 음악, 영화, 게임, 문화 등 컨텐츠 시장까지 파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SKT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무선사업만 해왔던 반쪽짜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유무선을 겸비한 국내 최대 규모 통신업체가 된다. 이는 기존 가입자 유지 효과뿐 아니라 다양한 결합상품 판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게다가 100만 가입자를 바라보는 하나TV를 인수함으로써 가전시장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또 SKT는 하나로텔레콤 인수로 이미 확보하고 있는 포털업체인 엠파스와 합병한 SK커뮤니케이션즈,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 서울음반, iHQ, 팍스넷, SK텔링크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사들과 다양한 상품 출시 및 요금 다양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KT의 KTF 인수합병 돕는 것

특히 하나로텔레콤의 인수는 IPTV의 전국망을 확보하고 있는 KT를 단숨에 견제할 수 있는 효과도 크다. 하나로텔레콤은 200만명의 유선전화 가입자와 370만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또 TV포털 사업자인 하나로미디어, 유선포털 사업자인 하나로드림 등 9개의 통신 관련 관계사를 두고 있다. 이 밖에 문화컨텐츠 사업을 위해 시네마서비스 지분 3.7%도 보유하고 있다.

SKT 한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의 인수는 기존 가입자가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뿐 아니라 유무선 결합상품 출시를 통해 시장 장악력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T는 지난해 12월 1일 하나로텔레콤 대주주인 AIG-뉴브리지 컨소시엄과 주당 1만1900원, 총 1조877억원에 하나로텔레콤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SKT는 정보통신부 승인,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2월말까지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매듭짓는다는 계획이다.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는 유무선 통신시장에 엄청난 파급력을 갖기 때문에 KT는 KTF 등 관계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 찾기에 분주한 상태이다. KT는 SKT의 최대 약점인 유선시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KTF 등 관계사들과 어느정도 SKT와 경쟁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는 이미 우위를 점한 IPTV시장에서 조차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다.

KT 2008년 매출 12조원 

KT는 지난 2004년부터 매출이 정체상태이다. 2004년엔 11조8508억원, 2005년엔 11조8773억원으로 약간 올랐으나 지난 2006년엔 11조7798억원으로 지난 2004년 매출보다 낮게 감소했다. 지난 2007년 매출 목표도 11조9000억원이지만 유선전화 매출이 감소했고 휴대인터넷 ‘와이브로’나 IPTV 시장 환경도 성숙되지 않아 당초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해 매출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KT 남중수 사장은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8년에는 매출 12조원의 벽을 돌파하겠다”며 “SKT가 하나로텔레콤까지 인수해 유선통신에까지 진출할 경우 KT는 KTF 합병이라는 카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KTF의 PCS사업을 재판매해 왔으나 최근 KT PCS 재판매에 대한 이용약관을 개선하라는 통신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KTF에 지급해야 할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일 정보통신부가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어떤 식으로든 승인 한다면 KT의 KTF 인수합병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에 ‘800MHz 주파수 로밍’

KT의 한 고위 관계자는 “포화 상태의 유무선 이통통신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서라도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어떤 식으로든 승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렇게 됐을 때 KT도 당연히 KTF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고 LG그룹 차원에서도 발 빠른 대응이 예상 된다”고 전망했다.

‘800MHz’ 주파수 로밍 관건  

정보통신부가 어떤 식으로 든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승인하면 KT의 KTF 인수합병을 반대할 명분을 잃게 된다. 이렇게 유무선 이통시장의 경쟁구도가 SKT-하나로텔레콤 대 KT-KTF로 굳어질 경우 어떤 식으로 든 정보통신부는 LG그룹의 통신 3(LGT, LG데이콤, LG파워콤)사에 당근을 줘야 한다.

유무선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KT, SKT 양강 구도가 짜지면 정보통신부는 LG그룹에 뭔가 달랠 카드를 제시해야 하는 데 가장 유력한 카드가 ‘LGT에 대한 800MHz 주파수 로밍’이라고 설명했다. 800MHz 로밍은 남용 LG전자 사장이 옛 LGT 사장 재직시절 SKT 측에 요구했던 것이다. 당시 남용 사장은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특정 사업자가 독점하고 있다”며 “이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 뒤 수많은 잡음을 남기고 LGT를 떠났다. 

이런 사건 때문에 LG그룹 3사가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와 KT의 KTF 인수를 마냥 반기고만 있지 않고 강하게 반대 여론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신빙성을 얻는 이유이다. 유무선이동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LG 진영이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반대 여론을 형성할 경우 SKT는 LG 측에 800MHz 주파수 로밍을 허용하는 빅딜이 가능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윤성규 기자 sky@ittoday.co.kr 
 

올해는 국제표준 탑재된 제품 수출 원년
지난해 와이브로·지상파DMB 국제표준 채택

지난해는 와이브로(휴대 인터넷)에 이어 ‘지상파 멀티미디어방송(T-DMB)’까지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위상을 실감케 하는 한해였다. 이제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만큼 많은 국가에 우리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수출하는 데 전략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 올해가 이런 기틀을 다지는 원년이 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향후 5년 안에 TV수신용 단말기시장이 50조원, 모바일 TV 수신칩 매출액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DMB의 국제표준 채택은 향후 신성장 동력 창출에 엄청난 기여를 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T-DMB는 지난해 12월 17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공식 표준으로 채택됐다. 지난해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ITU 방송연구반에서 만장일치로 표준안이 채택된 이후 거의 8개월만이다. 지상파DMB의 국제표준 채택은 지난해 10월 우리나라가 최초로 개발한 와이브로 기술이 3세대 이동통신의 6번째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데 이어 두번째 쾌거다.

이번 국제표준에는 우리나라의 지상파 DMB 외에 미국 퀄컴사의 미디어 플로(MediaFLO), 유럽 노키아의 DVB-H 및 일본의 원세그(OneSeg) 규격도 복수표준으로 함께 채택됐다. 정보통신부는 이번 ITU 표준채택으로 글로벌 모바일TV시장 진출기회가 확대돼 중소 단말업체의 해외판로 개척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상파 DMB는 우리나라가 유럽의 디지털라디오 기술인 DAB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추가, 고속이동 중에도 선명한 멀티미디어 수신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이동멀티미디어방송 기술이다. 현재 국내에 780만대의 단말기가 보급됐으며 독일 바티칸 이탈리아 가나 등 11개국에서 실험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지상파 DMB와 함께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미국 퀄컴사, 유럽 노키아, 일본의 원세그 규격도 모두 수용한 ‘공용 모바일 TV 수신칩’을 개발해 논 상태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 업체들은 이미 모바일 TV 단말기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며 “우리가 첨단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계속 선도하려면 국내 DMB시장부터 활성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성규 기자 sky@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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