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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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중국을 핵심 생산거점으로 삼고 있는 애플에 또 다른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애플의 생산 공장을 비롯한 많은 공장을 9일까지 문을 닫도록 했다.

애플은 생산 공장 외에도 중국 내 사무실과 42개 매장도 9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애플과 애플의 최대 위탁 생산업체인 폭스콘은 10일부터 생산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가 애널리스트와 제조업체 임원들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의 여파가 공장 가동 재개가 열흘 늦춰진 것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폭스콘의 최대 아이폰 공장이 있는 정저우(鄭州)시는 엄격한 검역을 시행하고 있다.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이 10일 생산을 재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폭스콘의 전 임원 댄 팬지카는 열흘간의 생산 지연은 초과근무로 만회할 수 있지만, 부품 공급이 감소할 수 있고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고향에 갔던 직원들이 복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동 제한이나 격리 조치 등으로 돌아오지 못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신종 코로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 관세보다 더 영향이 크다"며 "그때는 뭔가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이 당초 예상보다 5∼10% 더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또 저가형 스마트폰인 '아이폰SE' 신제품의 생산을 확대하는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 제품이 3월 출시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신종 코로나로 생산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출시가 연기될 수도 있다.

WSJ은 애플이 신종 코로나 발병에 가장 취약한 해외 기업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생산 거점을 다양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몇 년 새 베트남 등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설비 구축, 훈련 등에 드는 비용이 너무 비싸 포기했다. 애플은 또 인도에서 일부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인도 내에서 판매된다. 인도가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경영진은 중국 기반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을 강점인 동시에 취약점으로 여겨왔다. 애플은 중국에서의 판매 손실보다 중국에서의 생산 차질을 더 많이 우려해왔다고 WSJ은 애플 전 임원을 인용해 전했다.

WSJ은 애플 임원들이 수년간 "애플은 또 다른 중국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면서 "신종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과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이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중국에 의존해온 애플에 또 다른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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