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게임 수출 권역별 비중 및 추이(이미지=한국콘텐츠진흥원)
2018년 게임 수출 권역별 비중 및 추이(이미지=한국콘텐츠진흥원)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게임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큰 수출 비중을 치지하는 중화권 매출이 감소세인 가운데,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판호 문제 해결의 길도 막혔다. 설상가상 막혀버린 중국 수출길을 대신할 대만 게임쇼도 연이어 취소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의 중국과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수출이 줄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 게임인 넥슨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2018년 중국에서 1조239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난해에는 MAU(월 순 이용자)와 ARPPU(1인당 월 평균 결제액) 모두 감소했다.

신규 게임의 중국 진출은 아예 막혀 있다. 게임룩(GameLook)에 따르면 2019년 중국에선 총 1570건의 게임이 판호를 허가 받았다. 판호는 중국 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권리다. 이중 중국 게임은 1385개, 해외 게임은 185개로 나타났다. 11%에 불과한 해외 게임 중에서 국산 게임은 0개다. 2017년 2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건의 판호가 발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사들이 신청한 게임만 20여편이 넘는다.

반면 중국산 게임들의 한국 공략은 거세다. 2월 3일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순위는 ▲리니지2M ▲리니지M ▲라이즈오브킹덤즈 ▲기적의 검 ▲V4 ▲명일방주 순으로 6위 중 절반이 중국 개발사의 게임이다. 2018년 국내 매출 상위 20개 모바일 게임에도 ▲삼국지M ▲소녀전선 ▲왕이되는 자 ▲붕괴3rd 등의 중국 게임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2월 3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이미지=게볼루션 갈무리)
2월 3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이미지=게볼루션 갈무리)

 ◆'신종 코로나' 악재에 시진핑 방한-대만 게임쇼 연기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3~5월 중 방한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판호 발급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관계자도 "(관계당국과의 물밑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초나 중순쯤 판호 발급이 풀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내 확진자가 1만명을 넘기면서 정치권에서는 시 주석의 방한이 상반기 중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대만에서도 게임쇼가 연기되며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2020 타이베이 게임쇼(TGS)는 넷마블, 그라비티, 스마일게이트 등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대만은 중국 수출이 막힌 후 차선책으로 떠오르는 국가다. 전체 게임시장으로 보면 15위지만, 대만 게임시장은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돼 이미 2015년 구글플레이 매출액만을 기준으로 했을 땐 전세계 5위 안에 드는 꽤나 큰 시장이다. 

일본과 미국, 유럽 시장과는 다르게 한국 이용자들과 게임 플레이 성향이 비슷한 데다, 게임 유료결제에 큰 거부감이 없어 유료결제를 통해 캐릭터가 강해지는 RPG 장르에 최적화돼 있다. RPG 장르는 국내 게임사들이 강한 분야기도 하다. 실제로 '리니지M'은 대만 출시 이래 구글플레이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3일 기준 3위)도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과 넥슨 '메이플스토리M' 또한 순위권에서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쇼에 참여해 각종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연기돼 아쉽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관람객들의 건강이 우선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본다"면서 "하반기에는 판호 이슈와 함께 반가운 소식이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넷마블은 TGS 연기와는 별개로 '일곱개의 대죄'와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 등의 글로벌 출시는 일정대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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