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알뜰폰에서 3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가 나왔다. 월 3만원대 가격에 무제한 음성통화·문자는 물론 데이터 9GB를 기본 이용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요금제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월5만5000원에 제공한다.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이통 3사에 압박 중인 정부는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통해 알뜰폰 업계가 이통사보다 저렴한 5G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메기 효과’를 통해 이통3사가 3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를 조만간 출시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자사 망을 통해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알뜰폰은 8개 사업자로,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와 LG헬로비전을 비롯해 큰사람, 스마텔, 에넥스, 에스원, 코드모바일이 이번 주 중 상품을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ACN’은 이달 중 출시 예정이다.

이중 스마텔의 5G 스마트 베이직 요금제는 데이터가 9GB 제공되며 소진 후 최대 1Mbps 속도로 속도제어(QoS)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 월 3만8500원이다.
 

스마텔의 5G 스마트 스페셜 요금제의 경우 월 6만3250원으로 데이터가 180GB 제공되며 소진 후 최대 10Mbps 속도로 데이터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 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5G 데이터 200GB 제공 요금제를 월 7만5000원에 제공한다. 또한 스마텔은 자사의 5G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3개월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스마텔은 LG유플러스망 알뜰폰사업자 중에서는 국민은행 다음으로 빠르게 출시하는 사업자라고 설명했다. 

스마텔 관계자는 “스마텔뿐 아니라 모든 알뜰폰 통신사들이 어려운 시장환경에도 불구하고 이통사와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에서 이통사 대비 저렴한 5G 요금제가 가능한 이유는 망도매대가 인하 등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 때문이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에 CJ헬로(현 LG헬로비전) 알뜰폰 인수를 허용하면서 주요 5G·LTE 요금제(속도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요금제 제외) 도매제공, 5G 도매 대가 할인(66%)으로 인한 알뜰폰 사업자의 중·저가(3~4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지원, 데이터 선구매제 할인 도입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통3사가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망설이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를 통한 알뜰폰 지원 정책으로 이통사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즉,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 차원이다.
 
5G 망도매대가 원가 인하로 인한 9GB 5G 요금제 원가는 3만6300원이다. 알뜰폰 사업자에 따라 가입자 당 최소 2000~3000원, 최대 7000~8000원 상당의 마진을 남긴다. 스마텔의 경우 5G 스마트 베이직 요금제를 통해 가입자 당 2200원의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예전 브리핑에서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 정책실장은 “(이런 조건을 통해) 이통사 보다 낮은 5G 알뜰폰 요금이 나오면 KT나 SK텔레콤이 따라온다. 그래야 이용자 이익이 좋아지고 가계통신비가 절감된다”며 “그로 인해 알뜰폰의 조금 더 경영 여건이 좋아지고 경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익이 되겠구나라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LG유플러스 안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언급한 적 있다.

한편, 이통사들은 3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를 직접 출시할 경우 이 영향으로 5만원대 요금제의 데이터가 월 10GB 이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5만원대 5G 요금제를 통해 월 8GB~9GB를 제공하고 있다. 만약 월 2GB 이상을 제공하는 3만원대 5G 요금제가 출시되면 이른바 ‘비례 원칙’에 따라 5만원대 요금제는 월 10GB 이상으로 데이터를 늘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관련기사/5G 중저가 요금제 나올까... 5만원대 요금 데이터 쟁점 부상)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5G 기지국 등 5G 설비 투자가 지금도 진행 중이고, 지난해 투자 규모 역시 전년(2018년) 6조3000억원 대비 약 50% 이상 확대된 상태”라며 “5G 중저가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비례 원칙과 연쇄 효과를 통해 5만원대 요금제 데이터가 늘어날 경우 7만원대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자들의 이탈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