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사진=연합뉴스)
농협중앙회 (사진=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200만 농민 조합원의 대표를 뽑는 농협 중앙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해 새로운 농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지역 구도의 한계를 벗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30일 농협에 따르면 제 24대 농협 중앙회장 선거는 서울 중구 중앙회 회의장에서 31일 열린다. 이번 선거에는 총 10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여원구 경기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 최덕규 전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 이주선 충남 아산 송악농협 조합장, 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농협 조합장, 유남영 전북 정읍농협 조합장, 임명택 전 경기 화성 비봉농협 외 4개 조합 지도부장, 문병완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 천호진 전 농협북대구공판장 사장,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등이 출마했다.

이번 선거는 292명의 대의원이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거 농협중앙회는 임명제로 회장을 뽑았지만. 1988년 지역 조합장들이 선출하는 직선제를 거쳐 2009년부터 간선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장 임기는 비상근 명예직으로 4년 단임제다. 다만 계열사 대표 인사와 예산, 감사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농협중앙회 계열사 임직원은 8만여명에 이르고 관련 농업인들은 200만명이 훌쩍 넘는다.

아직까지 어떤 후보가 당선될지는 미지수다. 기존 약 5명의 후보가 선거에 출마한 점과는 다르게 이번 선거에서는 총 10명의 후보자가 완주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선거전 막판까지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 만약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이중 득표를 가장 많이 받은 후보 1, 2위를 압축해 2차 투표가 진행된다. 이때 다른 후보들을 찍었던 표가 어느 후보에게 향하는지가 변수다. 과반 득표자가 없는만큼 1, 2위를 제외한 표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선거에서는 1차 투표 이후 득표자 1, 2위를 대상으로 2차 투표에 돌입했는데, 2위였던 김병원 후보가 다른 후보 지지표를 대거 받으면서 당선에 이르기도 했다.

현재 주요 후보로는 수도권의 여원구, 이성희 후보와 충청권 김병국, 영남권 강호동 후보, 호남권의 유남영 후보 등이 거론된다. 이중 여원구 후보는 양서농협 조합을 4선이나 역임하며 이미 검증을 끝냈다. 농협중앙회 경기조합운영협의회 의장과 전국 친환경농산물 의무조금관리 위원회 감사 등을 지내며 경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선두를 앞두고 농협에서는 부정선거 관련 신고를 받고 있다. (사진=농협 홈페이지)
선두를 앞두고 농협에서는 부정선거 관련 신고를 받고 있다. (사진=농협 홈페이지)

또다른 수도권 후보인 이성희 후보도 경기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에 이어 농협 감사위원장을 7년간 지냈다. 지난 23대 농협 회장 선거에서 2차 결선 투표를 치룬 경험이 있는 만큼 인지도도 충분하다. 당시 이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고배의 잔을 마셨다.

전북의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은 2001년 조합장 당선 이후 6선까지 지낸 인물이다. 현재 농협금융지주 이사로 활동 중이며 농협중앙회 이사를 역임한 경험이 있는만큼 그룹 내 사정에도 훤하다. 다른 후보와 달리 호남의 지지 기반을 중심으로 지역 결속력도 강하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중앙회 이사로 농협 혁신 작업을 주도한 김병국 후보와 영남의 젊은 피 강호동 후보도 주요 차기 회장으로 언급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기존 농협 선거의 틀을 깨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지역 구도를 내세워 후보별 '세력 싸움'이 되는 선거판을 깨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선거 전에 후보자 간 정책 토론회 없이 치뤄지는 '깜깜이 선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기존과 마찬가지로 혼탁선거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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