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앨리스 대표 이미지 (이미지=넥슨)
시노앨리스 대표 이미지 (이미지=넥슨)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지난해 7월 출시일을 이틀 남기고 돌연 연기를 발표한 '시노앨리스'가 올해도 넥슨의 신작 라인업에서 빠져 팬들의 마음을 태우고 있다. 업계를 뒤흔들었던 매각 무산 후 넥슨 기조가 다작보다는 완성도 있는 게임으로 바뀌고 있어 올해도 출시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시노엘리스는 '죽여야 사는 소녀들', '소녀들의 추악한 진심을 확인하라!'란 도발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다크 판타지 RPG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동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를 요코오 타로 디렉터 특유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스퀘어에닉스와 포케라보가 개발, 이미 일본과 대만에선 2017년과 2018년 출시됐고 그밖의 지역과 국내 서비스는 넥슨이 맡아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5월 미디어쇼케이스에서 7월 18일 출시계획을 밝혔던 넥슨은 7월 16일 저녁 8시 공식 카페를 통해 "현 시점에서 시노앨리스의 현지화 퀄리티는 완벽에 가깝다고 보기 어렵다"며 출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서브컬처 장르인 '카운터사이드'가 넥슨의 올해 첫 신작으로 낙점됨에 따라 시노앨리스의 출시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물론 넥슨이 시노앨리스 개발을 완전히 엎은 것은 아니다. 넥슨 시노앨리스 담당자는 "지난해 12월 사내 테스트를 했으며 개발사와 계속 협의해 현지화 및 출시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애초부터 넥슨은 요코오 타로 디렉터와 마츠오 료키 수석 크리에이티브 플래너를 한국에 초청하기도 하고,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또 당시만 해도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은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넥슨은 게임 특유의 감성을 살리겠다며 청불 등급을 고집한 바 있다.

그럼에도 스퀘어에닉스의 기준을 넘기지 못했다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스퀘어에닉스의 인기 시리즈, '파이널판타지11'의 모바일화 또한 넥슨이 맡았으나, 2015년 계약 소식이 들린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2020년 넥슨 신작 라인업 (이미지=넥슨)
2020년 넥슨 신작 라인업 (이미지=넥슨)

 

넥슨은 지난해 1월 매각을 추진했으나 불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서 손에 꼽히는 대형 게임사지만 최근 흥행 실패 및 기존 게임의 노후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넥슨은 원더홀딩스에 3500억을 투자하며 허민을 외부 고문으로 초빙했다. 히트작 '던전앤파이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민은 현재 넥슨의 전반적인 게임 개발에 참여 중이다. 데브캣스튜디오의 '드래곤하운드'와 왓스튜디오의 '메이플 오딧세이', 띵소프트 '페리아연대기' 등 오랫동안 준비해오던 주요 프로젝트를 과감히 중단했다.

'야생의 땅: 듀랑고' 등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게임들도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았다. 아울러 손자회사인 넥슨레드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자회사인 불리언게임즈의 흡수합병을 진행하는 등 개발 자회사의 지배구조도 개편했다. 효율성과 경쟁력이 넥슨의 새로운 키워드가 됐다.

전열을 가다듬은 덕분인지, 지난해 11월 선보였던 모바일MMORPG 'V4'는 성공했다. '리니지 형제'의 기세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매출 순위 5위권을 지키고 있다. 내부 관계자 역시 "조직개편으로 외부에선 잡음도 많지만 (V4의 흥행으로) 내부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라며 "앞으로도 색다른 도전보다는 될 법한 장르, 대작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하고 있다.

올해 넥슨은 ▲카운터사이드 ▲바람의나라: 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커츠펠의 국내 출시를 확정했다. 카운터사이드는 2월 4일, 그 외 게임들의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의 모바일 버전 또한 상반기 중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여종이 넘는 신작을 발표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게임 면면을 살펴봐도 유명 IP에, 어느 정도 개발력을 입증한 개발사인 점이 눈에 띈다. 

카운터사이드는 스튜디오비사이드의 첫 작품이지만, 일본 만화풍의 미소년·소녀 캐릭터 등 요소가 강조되는 서브컬처 게임 개발 베테랑들이 포진한 개발사다. 특히 '엘소드'와 '클로저스' 등을 개발해 온 류금태 PD가 대표다. 넥슨 또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스튜디오비사이드와의 관계를 이어가며, 게임을 준비해왔다. 

'바람의나라'와 '카트라이더'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넥슨의 인기 장수 IP다. '바람의나라: 연' 개발사인 슈퍼캣 또한 넥슨을 거쳐간 우수 개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슈퍼캣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돌 키우기 온라인’ 등 독특한 인디게임을 개발해 왔다. 도트(2D 픽셀) 그래픽에 기반한 멀티 플레이 모바일게임 개발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초기 감성을 살린 '바람의나라: 연' 개발에 적합했다는 것이 넥슨 측 설명이다.

아울러 '커츠펠'은 스팀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 중인 게임으로, 국내 게임 팬들의 기대가 높다. 개발사인 KOG는 '그랜드체이스’, ‘엘소드’를 선보인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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