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카드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업계 먹거리 창출을 위해선 공정한 규제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마이페이먼트 등의 신사업에서 핀테크업체들과 시장 선점을 다투려면 먼저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은 금융위원장과 카드업계 CEO들은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만나 업계 주요 현안과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은 위원장의 취임 이후 갖는 카드사 CEO(최고경영자)들과의 첫 상견례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과 최성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비롯, 카드사 8곳 CEO 등이 참석했다.

카드사들은 '지금은 업계의 새 수익원으로 주목받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서비스업) 시장을 정부 차원에서 활성화할 시기'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만이 가진 고유 데이터를 중심으로 혁신금융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으려면 관련 여신전문금융법의 개정이 시급하단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9일 오후4시 서울정부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카드사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은 이날 오후3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그룹감독제도 향후 추진방향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은 위원장의 모습. (사진=신민경 기자)

'마이데이터'란 각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신용정보를 모아 직접 관리하는 산업을 뜻한다. 고객을 정보 활용의 주체로 참여시킴으로써 회사는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재무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 '마이페이먼트'는 결제자금을 걷지 않고 지급 지시만으로 계좌 간 이체와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8년 카드수수료 종합 개편방안의 발표가 있은 뒤 수수료를 두고 카드사와 가맹점은 힘겨루기를 계속해 왔다. 마이페이먼트 사업은 이런 갈등을 봉합할 기회로 언급되고 있다.

규제 형평성 논란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카드사들은 정부가 주도한 규제들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핀테크 업체들은 신산업의 명목으로 많은 혜택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을, 핀테크 업체는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의 적용을 받는다. 카드사는 여전법에 따라 자기자본과 대출 비율 등을 제한 받는 반면 전금법에는 건전성 관련 규제가 없어 핀테크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영업의 제약을 덜 받는다. 이런 까닭에 카드사들은 제한요소나 차별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데이터3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만큼 관련 여전법령 개정에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카드사의 데이터사업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어서 "각 카드사들은 회원의 소비지출 자료와 가맹점 매출 정보를 활용해 마이데이터와 마이페이먼트 시장 진입을 적극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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