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18년 전체 게임 산업 매출 추정액인 13조9000억원의 약 45%가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이른바 3N에서 나왔다. 신생 기업들의 성장이 정체되고 양극화가 심화되며 게임시장의 독과점적 지배구조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시장이 정상화되고 게임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허리'가 바로서야 한다. 이에 디지털투데이는 게임업계의 '허리'라 할 수 있는 국내 중견 게임사들의 올해 사업 전략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마지막 기업은 시즌2를 준비하고 있는 위메이드다.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위메이드에게 올해는 양‧질적으로 성장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하게 이어졌던 '미르의전설'(이하 '미르', 중국명 열혈전기)의 중국발 저작권 분쟁이 마무리됨에 따라 3000억원 대의 라이선스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충성한 신작 라인업과 함께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소설, 웹툰 등 다른 장르로의 확장도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2020년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위메이드와 역사를 같이 한 '미르의전설2' 또한 마찬가지다. 

2000년대 초 1세대 온라인게임 시장은 서양 환타지가 게임 소재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반면 미르의 전설2는 동양적인 색채와 스토리, 그리고 단단한 밸런싱으로 인기를 모은 1세대 대표 무협 MMORPG다.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하며 리니지 등 다른 대표적인 1세대 온라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게임업계에 초석을 다졌다. 

당해엔 유럽과 중국에도 진출하며 게임 한류를 이끌었다. 당시는 인터넷 인프라가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하던 시기로, 중국에는 ‘천년’이라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처음으로 진출해 있었을 뿐, 중국 현지 진출을 생각하고 있었던 국내 게임업체는 전무하던 때였다. 

중국에서도 이렇다 할 온라인게임 없이 실험적인 몇몇 게임만 서비스되고 있었다. 중국 내 인터넷보급과 함께 온라인 게임 사업 성장이 맞물리면서 미르의 전설2은 중국 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게 된다. 더욱이 무협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은 중국인들의 취향에 딱 맞아 떨어졌다. 

이듬해 2002년 국산 온라인게임 최초이자 중국 내 온라인게임 최초로 동시접속자 35만 명을 기록했다. 전세계 동시접속자 국내 신기록이다. 이후 2004년 중국 게임시장의 65%라는 어마어마한 점유율을 보이며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선점하는 쾌거를 이룬다. 2005년 세계 최초로 중국 동시접속자 수 80만 명을 기록해 기네스 북에 등재되기도 할 정도로 공전할 기록을 경신해 나갔다.

(이미지=위메이드)
(이미지=위메이드)
중국 상해 지식재산권 법원에서 내려진 ‘컴퓨터 소프트웨어 저작권 침해 및 계약무효 확인 소송(연장계약)’ 판결문 중 일부 발췌(이미지=위메이드)
중국 상해 지식재산권 법원에서 내려진 ‘컴퓨터 소프트웨어 저작권 침해 및 계약무효 확인 소송(연장계약)’ 판결문 중 일부 발췌(이미지=위메이드)

◆소송전 마무리...3000억원 대 라이선스 매출 꿈꾼다

현재까지도 미르의전설은 중국에서 인기를 계속하고 있다. 미르의전설과 중국 내 미르의 전설 관련 콘텐츠 매출은 총 4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다만 위메이드는 미르 저작권의 주인으로서 그 이익을 제대로 가져가진 못했다. 

먼저 액토즈소프트와 란샤정보기술(샨다게임즈)과의 분쟁이다. 위메이드는 박관호 의장이 액토즈소프트에서 나오면서 설립한 회사다. 당시 개발 중이었던 미르의전설2는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가 공동으로 소유하게 된다. 샨다게임즈는 미르의전설2의 중국 퍼블리셔로, 이후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다. 2007년 샨다는 액토즈소프트가 소유한 위메이드 지분 전량인 40%(약 2000만달러)를 위메이드에 넘기고, 미르의전설2 로열티를 액토즈와 위메이드가 3대7로 나누기로 합의했다. 이후 조용해지는 듯 했으나, 2017년부터 양사간 다툼은 계속되고 있다. 7건 가량의 소송이 진행되는 와중, 위메이드가 승기를 잡고 소가 취하되는 등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37게임즈, 킹넷 등과의 IP 무단 사용 및 로열티 지급 문제도 마찬가지다. 37게임즈와의 '전기패업' 상소는 모든 절차가 완료된 상태다. 위메이드는 킹넷과 계열사를 상대로 지난해 4월 모바일 게임 '남월전기 3D' 개발사 서비스 금지 가처분 신청과 5월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제기한 '남월전기' 미니멈개런티(MG) 및 로열티 미지급 중재 소송에서 잇따라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손해배상금 수령과 함께, 중국 내 오픈플랫폼 '전기상점'을 만드는 작업도 한창이다. 중국 시장에서 미르 관련된 모바일 게임만 7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회사 측은 파악하고 있다. 물론 모두 사설 서버를 이용한 불법 게임이다. 소송을 건다고 해도 모든 게임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미르 관련 게임들을 아예 한 데 묶는 플랫폼을 구상하는 것이다. 

위메이드는 모든 소송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라이선스 사업을 시작할 경우 연간 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상점이 가동된다면 3000억원까지도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2018년 위메이드의 매출이 127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게임사 10위권도 넘볼 수 있는 수준이다.

 

◆미르 트릴로지+IP확장 본격화+블록체인까지

전기상점이 중장기적 전략이라면, 올해 위메이드의 라인업도 풍성하다. 먼저 미르 IP로 제작될 미르 트릴로지, '미르4', '미르M', '미르W'가 연내 공개된다. 

신작에 더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소설, 웹툰 등 다른 장르로의 확장도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시작한다. '좌백'과 '진산' 작가의 '미르의 전설2' 소설이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독점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의 대형 e-북 플랫폼과 '미르의 전설2'를 소재로 한 웹소설 계약도 맺었다. 

전기 IP는 물론 위메이드가 보유한 유명 IP들은 블록체인과도 결합된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위메이드트리는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WEMIX)’를 론칭, 월렛 등 기술적인 기반은 다져놓은 상태다. 

게임으로는 '크립토네이도 for WEMIX'가 첫 타자로 나서,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이어서 ‘전기 H5 for WEMIX’도 준비 중이다. 향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윈드러너', '캔디팡', '에브리타운' 등도 'for WEMIX’를 붙여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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