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표 세인테크놀로지 대표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생두를 직접 로스팅하면 더 맛있고 다양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칼디 커피로스터를 사용하면 집에서도 손쉽게 로스팅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서 해외에까지 알려지게 됐죠.”

커피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3가지다. 커피나무에서 난 열매를 제거하고 프로세싱 과정을 거친 생두를 골고루 볶은 뒤 그라인더로 잘게 갈아서 고온의 물과 함께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여기서 생두를 볶는 로스팅은 커피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정 중 하나로 꼽힌다.

2013년 6월 홍현표 대표가 창업한 세인테크놀로지는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스식 커피로스터를 국내서 거의 처음으로 양산화 개발한 곳 중 하나다. 

초기에 이 회사는 해외에서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 그라인더 등을 수입해 판매했다. 그러다 커피 마니아들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국내서 로스팅 장비가 고가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커뮤니티 내 지인들의 추천으로 처음으로 로스터를 만들어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홍 대표에 따르면 현재 칼디 커피로스터는 초기 제품이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며 커피 마니아들의 의견을 반영한 끝에 완성된 결과물이다.

“공동구매를 진행한 첫 제품은 로스터 내부 원통(드럼)의 구멍크기가 이슈였어요. 지름 5mm로 구멍을 뚫어 놓았더니 생두가 볶아지는 과정에서 빠져나오는 경우가 있었죠. 결국 상품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3mm로 다시 제작해 교환해드리거나 직접 드럼을 교체해서 전달 드렸어요.”

이렇게 진행된 리콜은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 칼디 커피 로스터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후 홍 대표는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과 더 많이 소통하면서 새로운 제품들을 제작했다. 

초기 로스터는 휴대용 버너 위에 직접 올려서 수동으로 드럼을 돌려야 했다. 이런 점을 불편해 하는 이용자들이 나오면서 모터를 달아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제품을 출시했다. 로스팅 온도를 확인하기 위한 온도계를 고정시키고, 생두를 더 많이 볶을 수 있도록 더 큰 용량의 제품도 제작됐다.

홍 대표에 따르면 로스팅에서 중요한 부분은 ‘재현성’이다. 언제, 어떤 환경에서 로스팅 하더라도 원하는 맛에 근접한 커피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관건이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 홍 대표는 로스터의 철판을 두껍게 만들고 보온 기능을 강화하고 더 좋은 온도계를 달아 보다 정확히 온도를 잴 수 있도록 했다. 또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장치들을 개발 운영해 관련된 발명 특허와 상표 등록을 완료했다.

세인테크놀로지 홈페이지 갈무리

이 회사는 7년여 간 커피 마니아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기존 칼디 커피로스터에 전문가나 카페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고급 제품인 칼디포티스 커피로스터 제품군을 내놓으면서 성장했다. 실제로 2014년 대비 2019년 매출은 3배로, 연 평균 20% 가량 꾸준히 증가했다.

세인테크놀로지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구축한 온라인 쇼핑몰 ‘홈카페’를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으로 로스터를 수출하는 중이다. 2019년 전체 매출 중 30%~40%가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나왔다. 현지에서 고가에 판매되는 로스터에 비해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앞으로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커피 마니아들의 의견을 반영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홈로스팅 대중화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4년 정도 커피 마니아들을 위한 로스팅 강의 정례 모임을 열고 있어요. 여기서 저희 제품 이용자들로부터 여러 가지 의견을 듣기도 하죠. 앞으로는 트렌드 변화에 맞춰 가스버너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더 편리한 전기식 로스터를 만들어 볼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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