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구현모 KT CEO 내정자가 고객의 접점인 커스터머(Customer) 부문을 확대하고 전체 조직을 슬림화한 조직 개편안을 선보였다.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9부문·5실·1원·1소였던 조직을 7부문·3실·1원·1소로 재편한 것이다. 박윤영 부사장의 사장 승진으로 그동안 회장에게 집중됐던 체제를 대표이사 사장과 기업부문 사장 두 명으로 권력을 분산했다. 사실상 투톱 체제를 이룬 것이다.

다만, CEO 직속으로 컴플라이언스위원회와 미래가치 태스크포스(TF)를 신설, 구 사장을 직접 지휘한다. 이동면 사장과 오성목 사장, 김인회 사장 등 기존 사장급 임원은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인재실 부근무(대기발령) 조치됐다. 이에 따라 임원 수(98명)가 지난해보다 12% 줄었으며, 임원의 평균 나이(52.1세) 역시 약 한 살 젊어졌다.
 
커스터머 확대를 제외하고는 큰 틀에서는 안정을 유지한 채 실질적 변화를 통해 젊은 KT를 이끌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통신이라는 규제 산업 특성상 중요한 CR(대외협력) 부문을 경영지원부문에 설치한 것은 이례적이다.
 
커스터머부문은 구현모 사장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되기 전까지 책임을 맡고 이후에는 사장 별도 선임할 계획이다. 커스터머부문장은 강국현 현 KT스카이라이프 사장(부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KT 측은 “KT의 지속 기반 성장 마련을 위해서는 기존의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 중심 사업 체계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고객과 혁신을 연결시키는 고객 기반 자기 혁신을 추진한다”고 이번 개편에 대해 설명했다.
 
구현모 KT 사장 (사진=KT)
구현모 KT 사장 (사진=KT, 이미지 편집=백연식 기자)

 

KT의 7개 부문은 커스터머부문 외에 기업, AI/DX융합사업, 네트워크, IT, 경영기획, 경영지원 등이 있다. 커스터머 부문은 기존 커스터머&미디어부문(2본부 1단 10담당 1센터)과 마케팅 부문(3본부 2단 16담당)이 통합돼 5본부 19담당 1센터로 개편, 조직이 슬림화 됐다고 볼 수 있다. 각 본부는 커스터머 전략 본부, 5G 기가 사업본부, 미디어플랫폼 사업본부, 커스터머 신사업본부, 디바이스 사업본부 등으로 나눠진다.

이번에 승진한 박윤영(58) 사장은 마지막까지 구현모 CEO 내정자와 자리를 두고 경합을 한 사람이다. 박윤영 사장이 맡는 기업부문(6본부 24담당 2센터)은 기존 기업사업 부문(1본부 4담당)과 미래플랫폼사업 부문(2단 5담당 1센터), 글로벌사업 부문(3본부 8담당)이 하나로 합쳐진 것으로 외형은 약간 늘었다. 기업사업 부문은 기업사업전략본부, C레벨컨설팅센터, 기업서비스본부, 기업신산업본부, 기업사업제안/수행1·2본부, 글로벌사업본부, Biz사업본부, 공공고객본부, 기업고객본부로 나눠진다. 
 
신설된 AI/DX 융합사업 부문(2단 8담당 3센터)의 경우 기존 미래플랫폼사업부문(1단 2담당 3센터)과 마케팅 부문의 5G 플랫폼 개발단·AI사업단, IT기획실의 인프라서비스단, 기업사업부문의 기업서비스 담당 등이 하나로 합쳐졌다. 부문장은 융합기술원을 맡았던 전홍범 부사장이 맡았다.
 
네트워크 부문은 거의 그대로 유지돼 3본부 1실 1단 15담당 3센터 1단 체제로 변화 없이 운영된다. 다만 네트워크 부문 아래 인프라 운용 혁신실이 OSP 운용혁신실로 이름이 바뀌고, 네트워크연구기술지원단도 네트워크연구기술단으로 명칭이 변화된다. 네트워크 부문장은 이철규 인프라운용혁신실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게 됐다.
 
IT기획실(4단 9담당 1TF 1센터)은 이번에 IT부문(4단 8담당 1TF 1센터)으로 바뀌었다. 기존 IT기획실장이었던 신수정 부사장이 맡는다. 승격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융합기술원(3소 9담당) 역시 큰 변화 없이 홍경표 전무가 새로 맡았다.
 
박윤영 KT 사장 (사진=KT)
박윤영 KT 사장 (사진=KT)

박종욱 부사장이 맡는 경영기획부문은 소폭 확대됐다. 그룹경영단이 그룹경영실로 승격했고, 기존 3실 2단 2센터 체제에서 4실 14담당 2센터 1국으로 바뀌었다.

신현옥 부사장이 맡는 경영지원 부문(5실 12담당 1아카데미)은 기존 경영관리부문(2실 1원 6담당)과 사업협력(CR) 부문(2실 5담당)이 통합됐다. 사업협력부문의 경우 기존에는 통신사업협력실과 미래사업협력실로 구분됐는데 이제는 CR1실과 CR2실로 나눠 CR1실이 미래융합청책까지 맡는다.
 
CR2실은 지원만 담당한다. 홍보실은 양율모 상무가, 경영경제연구소는 김희수 전무가 역할을 계속 이어간다.
 
또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상설화 했다. KT는 위원장인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를 이사회 동의를 얻어 선임할 예정이다. KT 준법경영의 수준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KT측은 설명했다. 법무실은 박병삼 부사장, 윤리경영실은 남상봉 부사장이 각각 맡는다.
 
미래를 위한 3대 핵심과제로 AI 및 클라우드 분야의 핵심인재 육성, 고개발 자기혁신, 사회적 가치를 선정하고 구 사장이 직접 지휘한다. 이를 지원할 직속조직으로 미래가치TF가 구성됐는데 김형욱 전무가 TF장을 맡는다. 고객발 자기혁신 분과, 인재육성 분과, 기업 이미지 제고 분과 등으로 나눠진다.
 
또한 KT는 영업과 네트워크로 나눠져 있던 각 지역본부를 통합해 전국 11개 지역고객본부와 6개 네트워크운용본부를 ‘6개 광역본부’로 각각 합쳤다. 고객서비스와 기술 지원이 유기적으로 이뤄지게 한 것이다.
 
9개 부문이 7개로 줄고 광역본부가 출범하면서 임원 수는 지난해 말 118명에서 98명으로 12% 줄었다. KT 임원 수가 두 자리로 축소된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임원 평균 나이도 52.1세로 전년보다 한 살 가량 낮아졌다. 전무 이상 고위직을 대폭 줄였다. (33명→25명) 신규 임원(상무)이 된 21명 중 27%가 1970년대생(50세 이하)이다. KT 임원은 5명 중 1명 꼴(22.5%)로 50세 이하가 됐다. 비즈(Biz) 사업을 이끌던 1972년생 김봉균 상무는 이번에 전무로 승진해 1970년대생이 고위 임원으로 진입하는 사례를 남겼다.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은 “KT는 고객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이를 신속하게 만족시키기 위해 고객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변화시켰다”며 “이번에 중용된 인재들은 차기 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의 경영을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KT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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