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최근 수장직을 내려놓고 정계에 입문함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거버넌스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한국투자증권 등을 거쳐 지난 2016년부터 카카오뱅크를 이끌어온 이 대표는 금융업에서만 20년을 보낸 전략·투자통이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부로 더불어민주당의 제21대 총선 일곱번째 영입인재로 합류했다.
오는 4월 있을 총선에 출마해 당선될 경우 금융계 기업인 출신의 국회의원이 된다. 이 대표는 영입 발표 다음날인 13일 오전 카카오뱅크 직원들에게 "사전에 이같은 사실을 공지 못해 죄송하고 그간 수고해줘서 고맙다"며 사임 의사를 전했다.
경제계에서 정계로 방향을 튼 이 대표의 결단이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상당한 스톡옵션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퇴사와 함께 26억원 상당의 52만주를 전부 내려놓았다. 김성환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스톡옵션 52만주가 상장될 경우 추정가치가 대략 100억~200억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물론 사람이기 때문에 고민이 됐지만 원래 내 것이 아니라는 데 집중했다"며 "사회에 어떻게 돌려줘야 할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초기 여론은 긍정적이었다. 이 대표는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끌며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선점했다. 그런 그가 정치 일선에서 적극적인 조언자로 나선다면 입법 흐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기대다. 그간 데이터3법 등 혁신 금융법들은 국회의 심의 문턱을 넘기 힘들었다. 기존 산업과의 충돌과 소비자 정보 주권 보호 등을 근거로 여야 간 이견이 컸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등 은행권은 이 대표의 정계 입문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금융 확산으로 산업 환경은 급변하는데 관련 규제들이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답답했다"면서 "이용우 대표가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의 실효를 위해 힘쓴다고 한 만큼 관련 행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정경유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일명 '혁신성장' 정책 기조의 수혜를 한 몸에 받은 기업이라는 점에서 여당행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다.
또한 이 대표가 금융권을 대표해서 공동대표를 맡아온 만큼 카카오뱅크의 정체성이나 향후 조직구도에 어떤 변화가 올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